교내 밴드 동아리에서 키보드 역할을 담당하고 있었습니다만. 그렇게 애착을 가지고 있는 건 아니라서(아, 저 이런 말 했다는거 선배님들에게 들키면 맞아죽어요. 살짜쿵 얘기해봅니다) 연습도 대충 창피만 당하지 않을 정도로만 했고요.앗있었던 것은 늦게까지 남아서 연습하다 음악 선생님이 사준 짜장면이였습니다. 즉, 먹튀란 거죠. 좋아요, 여기까진 좋았어요. 다만 문제는 졸업식 당일날 발생합니다.
리허설도 없이 바로 실전에 투입돼가지고 일단 처음 등장했을 때에는 잠시 우왕좌왕했습니다. 예전 학교 축제때의 밴드 합주를 성공적으로 끝낸 기억이 있어 그렇게까지 긴장하진 않았습니다만 떨린건 마찬가지고요. 아무튼 그렇게 세팅이 끝나고 드럼이 시작을 알리고 우리는 연주를 시작했습니다만.
기타가 안들려? 어, 잠깐만. 기타 소리가 왜 이렇게 작지? 베이스 소리는 왜 이렇게 크고.
완벽히 망쳤습니다. 와!~ 신난다! 망했다!
그렇게 첫뻔째 합주가 끝나자 관객석에서 웅성거리더군요. 아무튼 준비한 노래는 두개라서 일단 강행했습니다.
빠밤 망했습니다.
멍때리고 있다가 털렸습니다. 박자를 놓치고 이러고 저러고.
결국 선배님들 졸업식인데 괜히 등장해가지고 망신만 당했습니다. 후일담이지만 기타 쪽에서는 키보드 소리가 안들렸다고 하더군요. 전 기타 소리가 안들렸고요. 엠프 방향이 잘못됐던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