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위에 관해 적겠습니다.
제가 더위보다 추위가 차라리 낫다고 생각하는 것은 옷차림에 관한 한가지 사실 때문인데, 추위는 껴입으면 버틸 수 있지만 더위는 옷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 그것으로, 바꿔 말하면 추운 것은 집 안 이불 속에 포근히 틀어박혀 있으면 모두 무시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더운 것은 내가 무슨 방정을 떨어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관계로, 더욱이 더위에 필연적으로 수반되는 습기에 대한 저의 혐오는 더위에 대한 짜증 못지 않은 심각한 것이므로, 결국 현대 문명의 이기에 의지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것이 짜증날 뿐이라고 생각해 보면서도, 따져보면 이미 어지간한 장소에서 냉난방을 모두 접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는 것을 순간 자각하게 되는데, 그 순간 떠오르는 것은 추운 날씨 속에 내가 더위보다 싫어하는 한 가지 요소가 있으니 그것이 또한 옷차림에 관한 문제라는 것을 떠올리게 되며, 이는 즉 옷차람이 두꺼워져서 사람이 둔해지고, 육중해지고, 더욱이 이미 추운 날씨에 옷을 껴입을 대로 껴입은 무수한 사람들이 지하철, 버스, 건물 안에 모여 뿜는 열기 속에 갇혀 신음하게 되고, 심지어 그 와중에도 바깥 날씨가 춥다며 실내, 차내 난방을 빵빵하게 틀어주시는 친절을 가장한 불친절에 분노하게 되는 것을 말하는데, 더욱이 더욱이나 그게 만원지하철이 되면 옆사람과 상시로 부대끼는 것이 몹시도 짜증나게 되어, 그 옆사람의 부피가 대략 1.5배가 되고 나의 부피도 1.5배가 되어 시커먼 잠바가 서로 부비적대며 영 좋지 못한 짜증을 제게 선사하는 상황에 분노하게 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답답한 지하철을 빠져나와 바깥으로 나왔을 때 역시 더운 것보다는 차갑고 서늘한 공기가 내 몸을 식혀주는 추운 계절이 나에게는 더욱 이로운 계절이구나, 그래 적어도 더위는 내게 답답함밖에 선사해주지 않지만 추위는 내가 흘린 땀도 식혀주고 정신을 맑게 해주는구나 하며 안도를 하게 됩니다.
PS.
숨가쁘게 해드려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