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소문
「경기 참봉 김덕후(德厚)는 나이 스물 둘 병신(丙申)년에 삼한공에게 상소하나이다. 가선대부(嘉善大夫) 승지 겸 예조참판, 사간원 대사간 김희순(熙淳)의 자식이 엎드려 아뢰나이다.
지난 날 삼한공께서는 팔도의 동인지와 에로 DVD를 회수하며 혼인은 현실의 여인과 할 것을 종용하셨지만, 이러한 법도는 요순이래로 듣도보도 못했으니 차라리 하지 않는 것만 못하옵니다. 벼를 키워야 할 시기에 비가 내리지 않고, 각지에서 둑이 터져 농사를 망치고 있으니, 이는 하늘 또한 노했기 때문입니다.
상투를 자를지언정 동인지를 버리지 못하겠다고 떠드는 이가 지천입니다. 유생들은 머리를 풀고 명을 거두시지 않으면 피가 마를 때까지 읍소하겠다고 울고 있습니다. 신을 비롯한 유생들은 입가의 라면국물도 닦지 않고 지아비에게 입맞춤을 요구하는 현실 여자들에게 진저리를 치고 있으니, 삼한공께서 칙령을 재고하시어 고금의 아름다움을 다시 한 번 천세만세 이어가길 청원하옵니다.
흉노로 간 왕소군은 '춘래불사춘'을 노래하며 대업을 위해 자신을 희생했고, 초선은 한의 왕실을 위해 기꺼이 자기 몸을 내었나이다. 허나 신은 이런 일을 사서에서 다시 본 일이 없으니, 상상의 여인이 현실의 여인을 압도한 일입니다. 본디 이야기라는 것이 우매한 천것들을 현혹하고 때로는 광란을 일으키게 하지만, 앞서 말한 왕소군과 초선의 일은 동네 아녀자부터 신의 고을의 판서까지 교훈을 얻어 눈물흘리게 하였으니, 이 어찌 상상의 인물이라고 천대할 수 있겠습니까. 더군다나 나날이 풍속이 사나워지는 이 때, 우리 삼한에 이런 미담을 잇는 여인은 더더욱 없습니다.
신을 비롯한 유생들은 참형을 각오하며 목을 빼고 공의 명을 기다리고 있나이다. 또한 삼한공께서는 '아이돌마스터'의 실사영화화를 계획하고 계시나, 2D를 3D로 바꾸는 일은 다이아몬드를 석탄으로 만드는 일과 같습니다. 통촉하여 주시옵소서.
현실의 여자는 조금...이 아니라 싫사옵니다. 부디 유생들이 왕소군이나 초선을 첩으로 들일 수 있도록 삼한공께서 재고하여 주십시오.」
삼한공의 대답
역겹고 추하다. 호로자식아(胡種子). 현실의 여자가 상상의 여자보다 못하다고 했다. 중전을 비롯한 나의 보은을 입은 여인들도 추하다는 말로 들린다. 너로 인해 회의가 소집되어 곤욕을 치뤘으니, 이는 기병을 몰아 너를 참할 일이다. 목을 씻고 기다려라. 혹여 아직 상소서를 되돌리고 네 죄를 반성한다면, 네 일가를 때리고 제주도에 귀양보내는 걸로 끝을 낼 것이다. 3일의 기한을 주겠다.
김덕후의 대답
우리 기마병은 태산을 흔들고 바위를 부수는지라. 감히 너 같은 애신각라(아이신기오로)의 씨종 놈이 천명을 거역하느냐? 강한 힘을 믿고 약한 이를 능멸하니, 이는 하늘이 날벼락을 내릴 일이다. 너는 이제 백성을 도탄에 빠트리고 대궐을 버려 저번처럼 산성으로 들어갈 것이니 이 어찌 웃긴 일이 아니겠느냐. 여인의 처소에서 몸을 움츠리지 말거라. 종묘를 불태우고 네 놈은 죽여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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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그닥 다그닥, 역적 놈은 나오거라!
낚시라고 하여 왜의 막부에서 유행하는 놀이이옵니다.
......?
삼한공은 제게 속으셨습니다.
삼한공은 자비를 베풀어 김덕후를 참하고 그의 씨족은 제주도에 귀양을 보냈다. 이 일로 만화방이 불태워지고 하드디스크가 망치로 깨어졌으니 2D 세카이와 배달 민족은 21세기까지 담을 쌓고 말았다. 이 어찌 가슴 아픈 일이 아니겠는가. 통곡, 통곡! 본 사관은 주먹으로 가슴을 때리며 슬퍼하노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