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웹소설에서 로맨스가 강세라는 건 대부분 알 것이다. 그렇다면 왜 로맨스가 강세인가? 하다못해 판타지의 탈을 쓴 로맨스, 무협의 탈을 쓴 로맨스라는 조롱이 나올 정도로 로맨스만 판치는가?
그야, 네이버 웹소설의 주 이용 계층이 여성이기 때문이다.
아마도, 대부분의 여성과 남성은 서로가 열광하는 장르문학에 대해 큰 이해의 범주를 갖지 못할 것이다.
왜냐하면 서로 좋아하는, 대리만족하는 영역이 달라서이다.
네이버 웹소설에서 인기 많은 로맨스 글들만 봐도 얼마나 여성의 취향에 맞춰져 있는 지 알기 쉽다. 그럼 반대로 남성의 것은 어떨까. 물론 남성도 마찬가지로 철저히 남성들의 취향에 맞춰져 있다.
의미 없는 설명으로 보이지만 여기엔 실로 간단한 세상의 이치가 숨겨져 있으니, 우리는 보고 싶은 것만 찾아 본다는 소리다. 작품성이니 세계관이니 수준 높은 곳을 바라봤자 결국 독자들을 보편적으로 품는 코드가 부족하면 외면 받기 쉽다.
아, 과연 명작이란 무엇일까.
이것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며 가슴에 답답함을 채우기 보다는, 어떻게 하면 재미있는 글을 써내 더 많이 이목을 끌 수 있는지를 고민하는 게 출판사의 문을 두드리는데 유리하다는 거다.
그렇지만 그 과정이 가장 어려운 일이다. 자신만의 개성을 찾는 게 바로 이때이므로.
--------------------------------
141. 퇴마사들이 나를 퇴치해야 하는 이유
문체가 너무 오타쿠스럽다. 일본색체라고 해야 하나, 배경과 장소가 우리나라라면 조금은 우리나라에 맞게 바꿔줬으면 하는 느낌이다. 학교에서 보통 선생님이 학생을 ‘군’으로 부르는 건 너무나 드물다. 특히 남자 선생이 그러는 건 한없이 0퍼센트에 가깝다고 단언할 수 있다. 또한 ‘어이’ 같은 것도 좀 적당히 써주는 게 좋다. 상관하지 않을 사람도 있겠지만 신경 쓰는 사람도 있다. 자연스럽게만 바꿔준다면 아무도 터치하지 않을 테니, 그게 더 나은 방향이라 생각한다.
그런데 이런 분위기는 글 전체에 만연해 있다. 나와 같이 융통성을 따지는 타입은 글에 집중하기도 힘들 정도이다. 그것만이 아니더라도 분량이 적어 별로 드러난 것도 없다.
걱정이 되어 말하자면, 1챕터는 “어때, 이 소재 끝내주지? 재밌을 것 같지?”가 아니라, “이 글은 재미있는 글입니다. 여기까지 읽는 것만으로는 부족할 정도로 말입니다.”라는 의견을 어필하는 공모전이다. 그걸 염두에 두고 글을 쓰는 게 중요하다.
142. 데스티니 전기 S2
음, 뭐라고 해야 좋을까, 이 글도 분량이 많이 부족하다. 소재로만 보면 쉽게 이입할 수 있으며 흥미를 끌기에 유리하다고 생각한다. 어디선가 양판소에서 본 듯한 소재 같긴 하지만… 뭐 개인적인 느낌이다.
143. 어서오세여 저희 부에
소개글부터 비문과 오타가 넘쳐난다. 그건 본문도 마찬가지다. 이래서야 글을 읽고 싶어지지도 않는다. 말투도 141에서 지적한 것처럼 우리나라 사람들이 쓰는 말 같지가 않다.
…가 아니라 아예 일본인이 등장하는 건가? 작가의 말에 단점을 지적해달라고 하는데 너무 많아서, 아니 혹시 작가는 한글을 배우는 일본인일지도 모른다.
결과에 상관없이 글을 쓰는 게 재미있다고 한다. 당연하지. 자기가 쓰고 싶은 대로 써대면 당연히 재미있다. 1챕터 게시판에 글을 올린 건 그런 자신의 글을 혼자서만 향유하기 아깝기 때문이라 생각한 거겠지. 하지만 읽는 사람으로서는 고개를 흔들 수밖에 없다. 나는 경험으로 잘 알고 있다. 내가 재미로 노트에 써갈긴 글을 친구한테 보여줬더니 그 친구는 매우 곤란한 얼굴, 좀 더 직접적으로 표현하면 벌레 씹은 얼굴을 하였다.
본인이 바라는 것인지는 모르겠다만, 글 솜씨를 늘리고 싶다면 1권짜리 소설을 완성하여 공모전에 투척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다. 웹사이트에 올리는 방법도 있지만 그건 너무 간헐적이며 나보다 입이 험한 녀석을 만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러니 자신이 쓴 글을 읽고 고치며 스스로 증진할 수밖에 없다.
144. 어느 날, 용을 주워버렸습니다.
오타 : 남치범->납치범
분량이 적다. 내용이라곤 히로인과 히히덕거리는 것뿐이다. 최소한의 진도를 빼서 이야기에 흥미를 갖게 하면 안 되는 걸까.
괜한 시비처럼 보일 수 있으나, 이건 1권짜리가 아니라 1챕터다. 1챕터에서 이 정도로는 글에 대한 진가를 판단할 수 없다.
145. 완동완동
뭔가 1챕터가 난잡한 느낌이 든다. 어째서인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읽기 힘들다고 해야 하나, 진행되고 있는 내용을 따라가기 힘들다고 해야 하나. 분량도 좀 적고.
작가가 전체적으로 수정한다고 한다.
글의 개성을 눈에 띄게 드러내는 방법을 연구해보면 어떨까.
146. 집에 돌아가면 아저씨가 있다.
음, 나름 신선한 컨셉이다. 보통은 남녀 조합인데 남남인가. 그런데 강렬한 인상을 어필하기엔 부족하다는 느낌이다. 이대로 투닥투닥 만담만 하고 끝내기엔 여러모로 아쉽다. 1주차와 2주차의 내용을 1챕터로 몰아넣고 남은 주차를 이용해 어느 정도 스토리를 진행하며 떡밥을 투척하는 게 좋아 보인다.
147. 인생은 생각보다 다채로우니까
인간은 하루에도 엄청난 양의 생각을 하며 그 중 번뜩이는 아이디어도 있다고 한다. 하지만 대부분 잊혀 진다고 한다. 뭐, 그게 아니더라도 대부분 쓸데없는 망상이며 쓸만한 건 얼마 없다.
이건 순애물의 글이라고 봐야겠지?
순애물의 단점은 처음에 집중하기가 힘들다는 점이다. 보통 별 기복 없는 일상파트에 아직은 이입하지도 못한 인물들이 나와서 자기들 이야기를 하니까. 처음부터 만담으로 빵빵 터트려주는 수준이라면 알아서 출판사가 컨택할 테지만, 안타깝게도 우리는 거의 그러지 못한다.
아무래도 이야기에 탄력을 받으려면 좀 시간이 필요해 보이는데 벌써 3주차를 쓸 때이다. 그렇다면 처음부터 이목을 끌며 재미를 가져다주는 글들에 비해 경쟁력이 부족하다 할 수 있다. 작가는 어떻게 하면 보는 사람의 관심을 잡아둘 수 있을지 고민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개인적으로… ‘촌뜨기 소녀’라는 소재만으로는 역부족이다.
148. 가족과 함께 세계정복
제목만큼 글의 정체를 파악하기 힘들다는 생각을 했다. 이상하게 집중이 안 됐으며 읽기가 힘들었다.
가족놀이? 으음, 잘 모르겠다. 이 글은 어떤 글이다, 라는 인상이 부족해 보인다. 소개글에서 보니 이것저것 섞어서 라이트노벨에 가깝게 했다는데 그것 때문일까? 너무 애매하다.
149. 우리의 학창시절은 생각보다도 훨씬, 검게 그을려 있었다.
실험정신이 넘쳐나는 글이란 건가.
2주차에서 주인공이 세계관에 대해서 설명하는 독백을 시작한다. 나의 느낌을 말하자면 집중을 깨트렸다. 그냥 자연스럽게 설명하면 되지 않을까. 다른 사람들은 어떨지 모르겠다만.
어딘가 어둡고 공포스러운 분위기는 제법 괜찮게 조성되어 있다. 그런데 임팩트가 좀 약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주변인 중 누군가가 의문의 사태로 사라지게 되는 것도 흔한 녀석이 되어버렸기 때문일까.
참고작으로는 Another를 추천.
150. 유저 겸 유저사냥꾼
게임소설의 스타트는 언제나 같다. 결국 게임이 현실과 같이 되어 그게 등장인물들의 삶에 침투한 것이다. 떠오르는 작품으로는 ‘샤이닝로드’로 나에게 가장 강한 인상을 남겼다.
본론으로 들어가서, 저 흔한 스타트야 당연한 것처럼 굳어버렸다. 그러니 이후의 내용 전개에 우리는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이 글에선 별다른 걸 보여주지 못했다는 게 문제라면 문제일까.
별다른 걸 보여주지 못했다는 게 죄라는 건 아니다. 다른 눈에 띄는 글들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지니 하는 소리다. 과연 어찌할 것인가? 그건 어디까지나 작가의 몫이다.
-------------------------------------------
(32) 두 도플갱어는 운명을 멘 채 사먹을 걷고.
분량이 너무 적다. 글에 몰입하기엔 먹을 게 없는 잔치라는 기분?
좀 더 읽을거리, 이 글에 집중할 거리를 주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33) 엔드 오브 차일드후드
남에게 자신의 글을 보여주는 건 확실히 기분이 묘하다. 굳이 구분하자면 ‘창피하다’라는 개념에 가까울 것이다. 하지만 언젠가 공모전에 당선되고 작가가 된다면 그런 기분을 느끼지 않게 될지도 모른다.
이 작가는 SF, 디스토피아적 이야기를 좋아하는 듯 하며, 세계관을 꾸미는 데도 상당한 흥미를 갖고 있는 걸로 보인다.
다행히도 댓글들이 많이 달려 있어 내가 할 말을 줄일 수 있었다.
정리하자면, 위에서 언급한대로, 작가는 이야기 설정과 드넓은 세계관, 디스토피아적 느낌에 치중해 있다. 하지만 그것뿐이다. 나머지에 대해서 신경 쓰지 못하고 있다. 라이트노벨다운 느낌도 부족하고 이야기 진행을 너무 딱딱하게 다룬다. 이렇게 해야만 하기 때문에 그 안의 것들을 작가의 의지대로만 움직이게 한다. 이러면 캐릭터의 개성도 죽어버리고 이야기를 쫓아가야 하는 독자들은 지치게 된다.
140번에서 감상한 ‘엽견은 이날, 목놓아 우노라’를 보기를 추천한다. 비슷한 분위기의 작품인 만큼 참고가 될 것이라 여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