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에게 즐거움, 웃음을 선사하는 건 무척이나 힘든 일이다. 물론 반드시 그래야 할 필요가 있냐고 묻는다면 아니긴 해도, 어떤 세계관이든 그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아직도 생각나는 게 있는데, 읽은 지 정말 오래 됐지만, 제로의 사역마 중 루이즈가 거울을 보며 여자다움을 연습하는 장면이다. 거울에 자신을 비춰보며 엉덩이를 내민다거나 허리를 구부리며 요염한 자세를 취하다가 혼자서 중얼중얼 하는 게 무척이나 웃겼다.
또 한 가지로는 비탄의 아리아에서, 여자에 대해 문외한인 킨지가 아리아에게 선물로 반지를 사줬다가 보인 아리아의 반응과 킨지의 독백이 큰 즐거움을 선사해주었다. 이런 fun의 요소가 1챕터에 잘 녹아만 있다면 어떤 글에 비해 무언가가 부족하다 해도 좋은 인상을 남길 수 있다고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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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 무자본으로 시작하는 부귀영화
이 글 분명 감상을 했던 것 같은데 어째선지 파일엔 남아있지가 않다. 이상하네. 분명 썼을 텐데. 마침 3주차도 올라와 있어서 읽어 보았다만, ‘아직이구나’라는 느낌이다.
나는 이 글이 8기 때였나? 어째서인지 Money makes me high와 비슷한 느낌이 들었다. 아무래도 자본(돈)이라는 소재를 이용하여 경쟁하는 구도가 비슷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차이점이라면, 그건 분명 밝은 분위기에 유쾌한 유조로 편안하게 글에 몰입할 수 있었다.
내가 생각하기로, 이 글은 분명히 강점을 가지고 있다. 흔한 소재긴 하지만 선뜻 다루기 힘든 녀석으로 잘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이 자본을 통한 경쟁구도로 주인공이 성장해나가는 활약상은 우리에게 카타르시스를 가져다주리라 생각하는데, 올라온 분량으론 그런 모습이 보이려면 한참 남았다. 이제 주인공이 위기를 겪고 처음부터 시작하는 양상인데 이래서야 이 글의 진가를 판단하기 힘들어진다. 좀 더 특징적인 면모, 대결적 장면을 통해 재미라는 요소를 강하게 드러내도 좋을 텐데.
112. 사신과 죽음의 계약
소개글을 보고 바로 데스노트를 떠올렸는데, 작중에서도 언급된다(..)
그런데 프롤로그+1챕터치곤 분량이 너무 적지 않은가.
아니, 읽어보니 데스노트와 유사한 전개라는 느낌. 아무래도 데스노트에서 모티브를 얻어온 것 같다. 분량도 적고 1주차까지 밖에 없어 판단할 근거가 적지만 경쟁력이 강해 보이지 않는다. 일단 1챕터 분량을 늘려 흥미로운 도입부를 설계하는 걸 권고한다. 그리고 죽음의 게임이란 녀석을 독자에게 재미있다고 설득시키면 된다. 탄환논파라는 게임이 있는데 참고해보면 좋다.
113. 좌충우돌 디스커션
일상학원물? 그런 장르로 생각된다. 이런 장르는 특별한 기교를 첨가하기 어렵기 때문에 보통 만담으로 승부를 많이 본다. 대표적으로는 ‘일상!’이나 ‘미나미가 세 자매’, ‘미확인으로 진행형’ 등을 꼽아볼 수 있다.
만담에는 여러 가지 형태가 존재한다. 나는 그 중 ‘묘사중심’과 ‘대사중심’이 가장 보편적인 거라 생각한다. 묘사중심은 여성캐릭터의 행동이나 대사를 과장되게 표현하여 사랑스러움, 귀여움을 강조하며 보는 이로 하여금 상상력을 자극하여 대리만족을 준다. 대사중심은 가볍고 유쾌한 말들로 코믹함을 이끌어내어 즐거움을 끌어내는 것이다. 두 방법 모두 성향이 다른만큼 갖춰야 할 필력도 제각각이란 건데… 좌충우돌 디스커션은 어느 정도 지루한 감이 없잖아 있었다. 작가는 어떻게 하면 재미있게 읽게 만들 수 있을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
114. 포스트 데이터칼립스
의미는 조금 틀리지만 애니메이션 사이코패스가 떠오른다.
1챕터 분량이 꽤 적은 편이다. 이런 디스토피아적 세계는 세계관 설명이 어느 정도는 불가피하다. 그걸 곁들일 수 있는 에피소드로 1챕터를 채워준다면 좋은 스타트를 끊을 수 있을 것이다. 1챕터에서 발생한 빈약함이 1주차와 2주차를 늘어지게 만든다는 느낌이다. 작가 본인도 퇴고를 한다니 더 나은 방향으로 바뀌리라 믿는다.
115. 4명의 수호신과 주신님인 나
적은 분량. 판단할 수 있는 건 많지 않다. 다만, 소재가 라이트노벨과는 좀 거리가 있어 보인다.
116. 낭자아이 사용설명서
흠. 낭자아이라. 그 유명한;
어째선지 금지소년이 떠오른다. 뭐, TS라든가 여장물의 대세 소재로는 그 존재성을 남한테 들키지 않는 것이긴 하다.
내용은 이제 시작이라는 느낌. 아직 음모론과 떡밥만 투척되었을 뿐.
어떤 흥미로운 내용을 펼칠지는 작가에게 달렸다.
117. 반역의 우주함장
설정 자체는 흔하다는 느낌이다. 우주 시대 SF에서 단골로 이용되는 게, 지구와 지구 외적 세력의 충돌. 그건 인간과 외계인이 될 수도 있고 지구의 인간과 다른 행성으로 이민을 간 인간이 될 수도 있다.
별로 상관은 없지만 스타크래프트 UED, 반드레드 등이 떠오른다.
1챕터 분량이 좀 많다는 생각이 든다. 만담도 좋지만 20%정도 줄여줬으면 한다. 안타깝게도 만담이라고 다 웃기는 것도 아니고 읽다보면 피곤해지는 경우도 있다. 물론 모든 게 그렇다는 건 아니다. 그냥 대략적으로 20%정도만.
세계관 설정은 흔하다 할 수 있으나 그 구성의 표현이 흥미롭다. 인간과 이종족간의 다양한 혼혈이 색다른 재미로 다가올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어떻게 해서 그런 혼혈이 태어났는지 상상하는 건 너무 위험하다;
분량은 1주차까지 밖에 없기에 내용적 측면으론 판단할 게 적다. 짐작하자면 앞으로 대모험이 펼쳐질 것 같다.
118. 악마의 일상은 온전할 수 없다
개인적인 감상으로 표현력이 좀 부족함을 느꼈다. 천계의 왕이란 작자와 벨페고르의 대화가 어딘가 동네 노인정에서 노인들이 나누는 대화 같았다. 벨페고르의 성격이 원래 그런 거라면야 할 말이 없지만 적어도 왕은 좀 더 격식 있고 위엄 있는 말과 행동을 보였으면 했다.
또, 여동생 리리스가 전쟁에서 그렇게 활약한 귀재라면서 얼렁뚱땅 오빠를 따라온 걸 보니 답답하였다. 아니, 보면 볼수록 설정에 어색함이 느껴진다. 혹 작가의 편의성이 과도하게 작품에 침투한 건 아닌지 의심이 든다. 마계의 황태자가 인간계로 가는 방법조차 모른다니… 그건 그렇다 치고 어째 인간계에 있던 염라가 그리 똑똑하게 정세를 파악하여 설명해주는 걸까. 작가는 글의 뼈대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119. 얼간이 전쟁 이야기
소개글을 보면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양판소라고 되어 있다. 스스로의 글을 위한다면 이런 소개글을 좋지 않다고 단언할 수 있다. 양판소라는 단어의 의미 자체가 양산형으로 퀄러티가 어느 정도 떨어지는 걸 감수한다. 따라서 양판소에 어떤 생각을 갖고 있든, 이 글에 대한 기대치를 떨어트릴 가능성이 높다.
글의 내용은 짧다. 판단기준 미흡. 내용 자체는 그다지 눈에 띄는 게 없어 다음 주차를 봐야 확실해질 것이다. 섣부른 감상을 내놓을 순 없겠지만, 이대로는 약체라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 경쟁력 강한 글들은 얼마든지 있으니까.
120. 나와 그녀의 인생 내기
오타 : 이fk->이라//제께->제 것이(제께를 검색해보니 경기도에서 쓰는 방언이라고 나왔다..)//어찌됐는->어찌됐든//패패? 애매하지만 패배가 아닌가?
개인적으로 절철영이란 이름은 좀 이상하다.
아무튼, 글 자체는 상당히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내기라는 소재를 이용하여 흥미로운 전개를 보여주고 있다. 안타깝게도 1주차까지 밖에 없어서 그 진가를 판단할 수 없지만 확실한 마무리를 짓는다면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으리라 본다.
쓸데없이 참견 좀 해보자면, 인지가 주인공에게 내기를 건 이유에 있어 나름의 이유가 있으리라 믿는다. 단순히 주인공이 마음에 들어서, 좋아하게 되어서 가지고 싶었으므로, 이런 거라면 개인적으로 실망할 것 같다. 작가의 역량에 달렸겠지만 이걸 부수적 발생으로 만드는 것만으로도 내용은 예측불허가 된다. 좋은 방향을 기대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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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기계와 인간의 콩코르디아 (re)
오타 : 번로 -> 번호// 꺼냐? -> 거냐?//해볼께 -> 해볼게
내 번호가 10번인 것이 그토록 다행일수가 없었다. 만약 내가 9번이었다면, 틀림없이 고통스러운 부담감에 온몸이 찌뿌둥했을 테니까.
=이 말을 이해할 수 없다. 분명 이전 감상에서도 지적했던 것 같은데 이 말에 무슨 의미가 있는 것인지. 혹시 9번은 좀 특별해야 한다는 걸까?
좀 더 읽어보니 이젠 출석번호 9가 남자라는 소개가 나온다. 뭐가 어떻게 되어가는지 이해가 안 된다. 성질 급한 사람이라면 이쯤에서 뒤로가기를 누를 지도 모를 일이다. 또한 어쩐지 번역체? 라고 해야 하나, 말투가 이상해서 읽기가 힘들다. 이건 어떻게 표현하기가 힘든데, 괜히 힘들게 하는 그런 거 있지 않은가. 아무튼 너무 힘을 주어서 썼다는 느낌이다. 아, 댓글을 보니 나만 이런 생각을 갖은 건 아닌가보다. 당장은 어렵다는 걸 알지만 집에 있는 라이트노벨 문체라도 따라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싫은 소리만 하게 되어서 미안하게 됐지만… 내가 이 글을 읽고 든 생각은…
“이거 뭐하는 글이지?”
간단한 예가 있다. 사람들이 글보다 만화를 찾는 이유는? 만화보다 애니메이션, 영화를 찾는 이유는?
보기 편하니까.
이 글은 보기 불편하다. 안 그래도 문체에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데… 기계, 컴퓨터 용어들이 꽤나 많이 나온다. 거기에 세계관 설명조차 부족하다. 즉, 독자에게 여러모로 불친절하다.
기계가 인간 말에 복종해야 한다는 설명이면 충분하지 않겠냐 싶지만, 이미 누차 말했다. 작가의 머릿속과 독자의 머릿속은 다르다고. 새로 올라온 3주차까지 봤지만 글쎄… 주인공이 뭘 하려는 건지 아직도 불분명하고, 3주차로 이어지는 전개도 만족스럽지 못하다. 4주차가 올라온들 어떨까.
(24) 미지정
좀 복잡해 보인다. 굳이 말해보자면, 팝에 어울리는 글이라는 생각이다.
그리고 제목이 미지정이란 걸까. 소개글도 없다. 그럴 리는 없겠지만 혹시라도 끝날 때까지 이대로를 유지한다면 결코 좋을 것 같지 않으니 적절하게 채우기를 권고한다.
올라온 것은 1주차까지. 내막이라든가, 이 이야기의 방향성이라든가, 나머지 주차가 올라오면 파악할 수 있으리라 여긴다.
글은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느낌으로 ‘전조’의 색채를 머금고 있다. 그렇기에 위에서 말한대로 라이트노벨의 느낌은 꽤나 약하게 다가온다. 또 그렇기에 지루한 느낌도 흘러나온다. 재미있게 읽었냐고 묻는다면 아니오는 아니더라도 글쎄요는 분명하게 말할 수 있다. ‘재미’라는 척도가 가지는 중요성에 대해서 조금은 고민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25) 당신이 잠든 사이에
오타 : 죽었을꺼란->죽었을 거란
자신이 쓰는 소설을 어느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쓰든 그건 본인의 자유다. 하지만 나는 되도록 한글(한컴) 프로그램을 추천한다. 이 프로그램은 최소한의 오타를 빨간줄로 표시해주기 때문이다. 1챕터를 읽으면서 ‘거’를 ‘꺼’라고 강세 발음을 그대로 쓰는 사람을 꽤나 보았다. 10명 이상은 되지 않나 싶다만, 하다못해 규격을 갖춘 글에서 이런 오타는 지양해주었으면 하는 게 내 개인적인 마음이다.
어째서인지 읽으면 읽을수록 내 집중력이 깨져갔다. 아아, 뭐라고 해야 좋을지 모르겠다. 최상의 집중력이었다면 또 모르겠지만, 아니 이야기 전개가 너무 붕 떠 있는 느낌이다. 작가만이 아는 그 무언가를 아무것도 모르는 독자는 이해하기가 어렵다. 말하자면… 음, 재미가 없었다.
처음 주인공과 히로인의 대화부터가… 이입하기가 어려웠으니까.
(26) 나와 그녀와 전설의 고향
느낌상으론 네이버 웬툰 ‘천년구미호’ 노블엔진팝의 ‘유랑화사’가 떠올랐다. 이 말에 별 의미는 없다.
시작은 평범하다. 나머지 두 주차가 올라와 봐야 알 테지만 특별한 인상을 주었냐고 한다면 애매하다. 대략적으로 감상은 할 수 있었으나 역시 이 수많은 글들 중에서는 글쎄, 라는 뜻이다.
설명하겠다.
과거의 어떠한 사건으로부터 파생되는 연(聯).
‘평범하다고 여겨진’ 주인공에게 다가온 비일상과 히로인.
앞으로 다가올 어떠한 일들.
비록 동양적 색체를 입혔어도 이 클리셰들은 유효하다. 물론 본 글에만 해당되는 사안은 아니다. 대부분이 위의 흐름에 겹쳐있다. 굳이 여기서 이 말을 하는 이유는 ‘설명’을 위해서다. 내가 왜 특별한 인상을 갖지 못하고 ‘글쎄’라는 말을 남겼는지에 대해서. 즉, 같은 클리셰 내에서 기량을 제대로 발휘 못했다는 뜻인데… 나머지 두 주차를 이용하여 어떻게 하면 내 글은 남들과 다른 재미있는 글이란 걸 표현할지는 본인이 연구해야 할 몫이다.
(27) 이과, 문과. 전쟁 시작해버렸습니다.
가끔씩 뭔가 유치해 보이거나 생각지도 못한 소재로 나오는 글들이 있다. 좋은 예로는 도서관전쟁 같은? 일단 이 글도 재미있는 소재를 이용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여기서도 오타가 나왔군.
할꺼면->할거면
개인적으론 주인공이 여자를 숨겨주는 장면이 좀 어색했다. “날 혼자 두지 말아줘.”라는 대사도 그렇고 무슨 사연이 있기에 그런지 짐작하는 주인공도 좀 과장된 느낌이 있다. 대놓고 주인공-히로인 플래그를 찍으려는 거라면 어쩔 수 없지만. 아니, 작가 본인도 전개가 빠르다는 걸 인식하고 있는 것 같다.
어째서 문과와 이과가 이렇게 되었는지 치밀한 설정이 필요할 것이다. 왜냐하면 2주차까지 올라온 내용으로 보건데, 소재는 참신할지언정 힘이 좀 빠진 느낌이니까. 3주차에서는 좀 더 흥미를 끌어올릴 수 있도록 미끼를 던지는 게 좋은 방법이라 생각한다.
분쟁 방식은 흥미롭다고 생각한다. 개그소재로서 훌륭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