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보니 특정 다수분들을 지칭한다고 오해받을까 싶지만, 아니라고 사전에 밝혀둡니다. 최근에만 그런게 아니라 오래도록 많은 사람들이 다들 그래왔으니까요.
1. 한 권 분량은 써 보고 조언을 구하세요.
왜 기획단계부터 플롯이며 캐릭터며 에피소드까지 사람들 의견을 묻고 다니세요? 의견 수렴? 시장 조사? 그럴 거면 서점을 가시든가 총판을 가서 사장님 양해 구하고 설문조사라도 하시는게 나을 걸요. 여기서 저를 포함해서 주절거려 봐야 결국 제한적인 사람들에게 제한적인 피드백을 받을 뿐이죠. 연재게시판에 원고지 열 장도 안 되게 깔짝거리고 평가를 바라시면, 기본적으로 문장이 어색한지 아닌지 정도 말고는 뭘 알 수도 없습니다. 그거 갖고 스토리가 좋다 캐릭터가 매력적이다 말을 한다는 것 자체가 그냥 사탕발림에 가깝다 이겁니다. 최소한 감평을 원하시면 한 권은 쓰세요.
2. 당신의 경쟁자가 있을 수 있습니다.
너무 인정없는 소리 같지만, 그리고 감평하시는 분들을 매도하려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그렇지만 너무나도 쉽게 소재 혹은 아이디어를 뿌리는 게 안타까워서 그럽니다. 1챕터의 승부, 좋은 아이디어 진짜 많이 나옵니다. 근데 좀 더 숙고해서 크게 빵 터뜨려야 할 좋은 소재를 벼락치기로 휙 버려버려요. 좋은 소재를 본인이 못 쓰니까 남이라도 잘 쓴게 보고 싶다고요? 작가가 되고 싶은 사람이라면 자기가 그 소재로 쓰고 싶은 욕심이 생겨야 하는게 좀 더 합리적이지 않나요?
3. 다른 사람 평가에 목을 매지 마세요.
다른 사람의 평가를 무시하라는 말이 절대 아닙니다. 오히려 지적을 수용하고 고쳐나가야 좋은 글이 나오겠죠. 봐 달라고 해 놓고 지적해 주면 그건 그게 아니네 사실은 4권쯤에 해결이 되네... 독자에게 그렇게 일일이 답변할 것도 아니고, 그냥 평가는 겸허히 받아들이는 게 괜찮겠지요. 근데 그것도 정도껏이지, 혹평을 들었다고 내지는 관심을 아무도 안 준다고 순식간에 휙 접고 휙 포기하는 거 정말 어이가 없습니다. 그러면서 본인은 작가지망생을 자처하죠. 아니 지망생 작품이 올리자마자 그렇게 빅 히트를 칠 것 같으면 공모전 왜 하십니까, 하고 묻고 싶을 정도네요. 다른 사람의 말에서 내가 이건 도저히 포기 못한다 하면 그냥 자기 개성으로 들고 갈 수도 있는 거고, 칭찬을 받았어도 내가 좀 그렇다 하면 갈아엎을 수도 있는거죠. 물론 스스로 진지하게 생각했을 때 나는 글 쓰는 건 안 맞는 것 같다, 좋은 경험으로 삼고 다른 걸 목표로 할 수도 있어요. 그렇지만 그 기준은 어디까지나 본인의 판단이어야지, 남의 평가가 되어선 안 됩니다.
뭐 길게 주절거렸믐데 불쾌하신 분이 계셨다면 사과드립니다. 하긴 저도 이런 얘기를 면전에서 할만큼 멀쩡한 인간도 아니고 걍 반푼입니다. 그런데 적어도 자신만의 인내와 아이디어와 소신은 가져야 되지 않겠습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