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각-유랑청년의 불행기담
죄송하지만 먼저 사과의 인사를 먼저 드리겠습니다.
재미가 없습니다.
아, 아니 거기 잠시 돌 내려놓으시구요. 일단 제 말을 들어주세요.
구성은 깔끔해요. 문장도 괜찮구요. 오히려 제가 배우고 싶네요. 설정도 나쁘진 않아요
. 그런데 결정적으로 재미가 없어요.
그저 그런 흘러가는 그런 분위기입니다. 유랑에게 일어나는 일은 보통사람에게는 굉장히 무섭고 두려움에 반은 패닉상태가 되는 일입니다. 그러한 일이 유랑이 아무리 많이 경험해서 덤덤하다지만 그래도 너무 긴장감없이 지나가는 것 같아요. 겨우 전복한 버스에서 나와 사람들을 구하려고 인근민가를 찾다가 주석과 이야기 하는 부분도 긴장감이 너무 없어서 지루하더군요. 가지말라고 하던 주석의 말씨와 묘사를 보면 분명 굉장히 심각할법한 분위기인데 사당에서 나온 주인공에게 이런저런 말을 하는 주석과의 대화에도 흐릿하다는 인상을 많이 받았습니다.
오히려 여성과 만났기에 주석이 죽창으로 유랑을 위협한다던가 죽이려고 달려들었다면... 그리고 그 위험을 오히려 유랑 특유의 불행으로 피한다는 내용이었으면 어떨까요라고 생각해 봅니다.
소설의 재미라는 것은 작가 특유의 센스도 중요하겠지만(하이린느님 존경합니다.), 이런 저런 긴장감을 적절하게 활용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위기의 부분에서 독자들이 긴장감있게 보다가 비로소 주인공의 특기라던가 능력으로 겨우 상황을 모면했을때의 안도하는 그 부분에서 즐거움을 느낀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부분만 조금더 적극적으로 활용했으면, 어쩌면 최종심사작은 9작품에서 10작품으로 넘어갔을지도 모를 일이지요.
제가 읽었던 소설중에 평범한 일상에서 극단적으로 괴기의 사건으로 넘어가는 부분을 잘 표현한 작품인 ‘단장의 그림’을 추천합니다. 좀 극단적이긴 한데, 긴장감을 최고조로 올리는 묘사를 잘 표현한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저도 아직 공부중이에요.
대상 공모전에서 좋은 성적내시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