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넘어가기엔 역시나 속이 답답해 이렇게 몇 자 적어올려봅니다.

소설에 과학을 결합한다라는 것이 작가가 독자에게 "뭔가 대단해!" 라는 식의 감탄을 바라는 것이라는 것은, 그저 성급한 판단인 데다가 겉만을 보고 대상을 판단하는 행동이라고 감히 저는 말하겠습니다.

우선 하나. 이 추세는 라이트노벨만이 아닌 전 소설계에 걸쳐서 확산되고 있는 현상이라는 점입니다.

그럼 질문 하나 드리겠습니다. 우리는 이 재미있게 읽었던 소설들이 쓰여진 의도가, 작가왈 "나는 이렇게 대단하고 똑똑해!!" 라는 것을 말하고 싶었던 걸까요?

이에 대한 정답은 이야기하지 않겠습니다. 개인의 의견이고 생각일 뿐일테니까요. 그러나 저 자신의 답을 이야기하자면 그것은 '절대로 아니다' 라는 것 입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정말 별로라고 생각하는 작가이지만, 베르나르씨의 파피용을 예로 들어서 설명하겠습니다.

이 책에서는 우주선 규모의 모형정원이 나옵니다.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자연계에서 인간이 몇 천 년이고 살아가죠. 그런데 그건 불가능합니다. 실제 실례로 마을 규모의 모형정원을 미국에서 만들어 인공적 생태계를 조성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안에 몇 명이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만, 사람들이 들어가 한 달 정도를 살아보도록 했지요.

결론은 실패였습니다. 인간이 이해 할 수 없는, 계산되지 않았던 생태반응이 일어나서, 이 실험은 시작한지 일주일가량 지나 피험자의 목숨을 보호하기 위해 강제종료되었습니다.

그럼, 묻겠습니다. 베르나르씨의 파피용은 과연 과학적 사실과 논리를 제대로 깊게, 전문적으로 완벽하게 담고 있는 것인가요?

이번에는 제가 또 정말 싫어하는 작가인 카마치씨의 '어떤 마술의 금서목록'을 예로 들어 말씀드리겠습니다.

이 책에서는 크게 '마술'이라는 능력과 '초능력'이라는 능력의 세계로 나누어 지지요.

그런데 우리는 깊은 신앙을 가지고 그 신앙 속에 알고 있던 상황을 재현시켰을 때, 쉽게 마술이라는 현상을 찾아볼 수 있나요?

그렇다면 이것은 과학적인가요?

아니라면 전세계 인류의 선조들은 비논리적인 이들로 구성되어 비논리적인 이야기를 듣고 비논리적인 사고를 발달시켜 온 것 이군요.

그럼 이번엔 초능력의 부분으로 들어가보겠습니다.

앞서 이 작품에서 초능력을 다룰 때 필요하다고 설정한 것은 '자신만의 현실'. 다른 이름으로 '퍼스널 리얼리티'라는 것이 꼭 있어야만 한다고 합니다.

이 자신만의 현실이라는 것은 순수하게 인식하는 세계로, 눈 귀 코 피부 혀 라는 오감의 범위 내에 속하는 것을 알아채는 것도 이야기합니다만. 작품을 잘, 자세히 읽어보신다면 알겠지만 좀 더 포괄적인 것을 이야기합니다. 육감과 직감, 본능까지 포함하는 것이 자신만의 현실을 구성한다고 하고 있지요.

그럼 이번엔 실례를 들어볼까요? 여러분도 한 번 쯤은 들어본 적이 있을 겁니다. '인체발화' 사건이라는 웃지 못할 사건들을요.

흔들의자에서 갑자기 불타오른 할머니에서 여자친구와 관계를 가지다 그곳만 불타버린 이야기까지. 작품에서 이야기하는 자신만의 현실이라는 것은, 이 현상들이 왜 일어났는지를 머리로 이해하고, 그것에 맞게 세상을 이해하고, 그것을 활용하는 방법을 알아가는 것을 말하죠. 그리고 이것이 바로 작품 내에서 서술하는 '파이로키네시스(발화능력)'의 이치입니다.

그냥 단순히 이게 이래서 요렇게 되니까 저렇게 된다!! 라고 이야기하고 있는 게 아니라는 말입니다.

음.. 여기서부터 몇 줄은 예시의 나열이 될 것 같으니 지루하신 분들은 스크롤을 내리셔도 무방하답니다.

그럼, 액셀러레이터의 자전펀치 사건에 대해 이야기 해볼까요?

아, 참고로 '액'셀러레이터입니다. 어마금을 제대로 읽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구분하겠지요. 일단은 메인 캐릭터인걸요.

액셀러레이터의 자전펀치에서 나오는 서술은 이렇습니다.

여기서 주의해야 할 점은, 행성이 멈추었다는 서술은 그 흔적조차 찾을 수 없으며, 또 그 변환 대상은 '에너지'라는 것 입니다.

네. 분명히 지구의 자전이 느려지게 되면 지구는 제 궤도를 유지할 수도 없고, 생명체가 살아갈 환경은 더더욱 아니게 됩니다.

그렇지만 이는 현재의 자전 속도에서 80%이하의 수치로 낮아졌을 경우에의 이야기입니다.

지구의 속도가 순간적으로 변하는 방법은 크게 두가지가 있습니다. 

1. 지구 자전시 생성되는 자기장에의 간섭 

2. 지구 내부의 유체회전 에너지 값의 변화

이중에서 지구의 자전이 5분정도 늦어졌다에 합당한 것은 1 이 아닌 2 입니다. 2는 관성력에 의해 초단위의 오차는 있지만 본래의 속도를 되찾게 되기 때문이지요.

좀 더 보기 쉽게 수치로 표현해드릴까요?

 지구의 자전속도 = 약 1660km/h. 즉 약 27km/min 이라는 말입니다. 그럼 5분동안의 원래 지구가 가졌어야 했던 평균속도의 절대값의 적분값은 약 138.33km(min)/min 입니다. 이는 커다란 것 같이 보입니다. 실제로도 약 9% 정도 되는 값이지요. 하지만 이 값으로도 감소되는 값이 10%에 못 미치는 것은 둘째치더라도 커다란 오류를 수정하지 않았습니다.

 물리를 배워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것 입니다. 충격량은 그 작용하는 시간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을요.

그럼 문제 드리겠습니다. 액셀러레이터는 과연 얼마의 시간동안 이 힘을 가져다 썼을까요.

F=ma 이고 이는 kg*m/(s^2)라는 단위값을 가진다는 이유로 그 값이 커진다고 주장하는 어리석은 논리는 받지 않겠습니다. 미분을 다시 공부하고 오세요.

계산 하실 수 있는 분들은 계산 하시겠지요. 여기에 올리기엔 식이 너무 길어지고 물리학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니기에 생략하겠습니다.

이 변화된 값은 1에 따르면 복구되지 않습니다. 에너지의 총량또한 보존되지 못하는 방법이기 때문에 자전속도가 유지되지 못해, 어마금의 세계는 세계전쟁 이전에 멸망해버렸을 것입니다. 고로 2의 방법과 같이 그 속도가 복구되는 쪽의 경우가 맞다고 봐야합니다.

굳이 물리학적으로 말씀을 드리면 폐쇄된 계의 에너지의 총량은 일정하기 때문이라고 해두지요.

지구 자기장을 인식하는 범위에 들어 그 자기장의 블로킹현상을 인식해서 전기를 조정하는 미사카 미코토의 경우는 자세히 설명하려면 그냥 과학관련 글이 되어버릴테니 내려놓겠습니다.

네. 여기까지 예시문이었답니다. 많이 지루하셨을 것 같네요.

그럼 다시 한 번 묻겠습니다. 어마금은 논리적이지도 못하고 어디서 굴러다니던 말도 안 되는 사이비 과학의 산물인가요?

후ㅡ.. 여기서부터는 격식을 떼고 정말로 하고 싶은 말을 하겠습니다.

작가가 우습게 보이시나요?

글 조금 읽는다고 자만하시면 안 됩니다. 세상은 제 생각보다 깊고 복잡하고, 또 그만큼 단순하고 또 이해하기 쉬운 것입니다.

한 편의 글을 읽는데는 짧으면 몇 분에서 길면은 몇 일이 걸립니다.

하지만 그 글을 쓰는 데에는 짧게는 몇 개월에서 길게는 몇 십년이 걸립니다.

적어도 그정도의 시간을 들여서 그 작가가 무엇을 보았고, 그 작가가 무엇을 이야기하려 의도하였는지, 그것을 이해해주세요.

결코 자신의 자만에 빠져서는 안 됩니다. 글은 그 원래의 형태는 없던 무언가입니다. 그것은 지식을 담을 수도, 재미를 담을 수도 있지요.

타인을 평가하기 전에 자신이 먼저 부끄러워 할 줄 알아야합니다. 그것이 사람 대 사람 간의 예절의 기본이고 그 사람을 존중해 준다는 것이니까요.

정말로 죄송한 말씀이지만 저는 지금 화풀이를 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글을 쓰시는 분들입니다.

그렇다면 어떤 사람이 한 글을 쓰는데 얼마나 노력을 하였고, 얼마나 많은 생각을 하고, 얼마나 많은 경험을 쌓았는지. 그것을 가장 잘 알고 계셔야 할 분들이 타인의 글과 그 쓰는 방식에 대한 마구잡이 비평에 부끄러워하신다?

여러분은 지금, 여러분이 쓰신 글에 떳떳하실 수 있으시겠습니까?

그렇게 글을 쓰기로 정하고 나아온 자신에 대해, 과거의 자신의 앞에 여러분의 행동은 부끄럽지 않습니까? 미안하지 않으신가요?

저는 부끄럽습니다.

소리높여 말하지 못하고 이렇게 적은 제 자신이 부끄럽고, 또 과거의 저에게 미안합니다.

작가들은 말합니다. 이미 작가가 되신 분들은 말하십니다.

자신의 글을 쓰는 것은, 결코 서둘러서는 안 된다고요.

그 말은 다른 것을 가리키는 것이 아닙니다. 자신을 제대로 세운 후에야 자신의 글이 있을 수 있기에, 자신을 제대로 이해하고 마주 본 후에야 제대로 된, 자기가 말하고 싶은 글이 있기에. 그래서 그분들은 그렇게 이야기하는 겁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 지는, 각자의 답에 따라 다른 것이겠지요.

역지사지하지 못하는 사람이 어떻게 다른 사람들이 읽고 싶어할 글을 생각해 낼 수 있겠습니까. 이것만 말하렵니다.

다시 한 번 말씀 드립니다.

"이건 있어보여!" 라는 생각을 독자에게 불러 일으키기 위해 과학이론을 가져다가 쓰는 것이 아닙니다.

지식은 학교와 교재에서만 배우는 것이 아닙니다.

그들은 좀 더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하기 위해 그것들을 빌려와 사용하는 것 입니다.

그를 통해서 조금 더 자신의 글을 읽는 사람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주기 위해서..

길고 긴 제 이야기를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ㅡ라는 식으로 끝맺어놓고 어김없이 딴소리로 돌아가는 세진입니다☆

사이퍼즈 어려워요...orz

7시간정도 몰아서 해봤는데도 나아지는 느낌이 안 들어요..ㅠㅜㅠ

ps.질량입자라는 것이 존재합니다. 발견된 지는 1년차 정도에 접어들까요.. 원자론은 부정되었다고 외쳤던 사건입니다. 존재했다 하지 않았다 하는 것이니까요.

ps2. 가장 빠른 것은 광자가 아니라 중성미자입니다. 밝혀진지 1년차 정도 되었지요, 이 역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