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철회하진 않겠습니다. 오늘도 나쁜 말 할 겁니다.

입장 표명 안 하고요, 자기 변호 안 합니다. 그저 하지 말라는 말 다시 하겠습니다.

물론 지난 글에서도 말씀드렸다시피, 자게는 자유로운 게시판입니다. 뭘 올리든 자유를 보장 받아 마땅합니다.

그러나 여기가 어디에 소속된 자게인지는 기억해야 합니다. 바로 출판사 자게입니다.

출판사는 작가를 뽑아 글을 팝니다. 작가는 글을 팔아서 돈을 버는 사람이고, 그렇기에 프로로서의 자세가 요구됩니다.  단순히 자기 만족하자고, 하고 싶어서 하는 거라고 변호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닙니다.

작가는 자기 작품에 자부심을 가져야 합니다. 자부심이라는 말에는 책임감도 포함됩니다. 이 작품으로 책을 한 권이라도 써보고야 말겠다는 의욕과 나만이 보여줄 수 있는 무언가를 만들어 내겠다는 마음이 있어야 합니다.

그걸 출판사에 직접 부딪쳐서 제대로 된 의견을 들어보겠다는 생각을 해야 옳은 지망생입니다. 자신감이 없어서 검증이 필요하다고, 의욕을 좀 북돋아 보겠다고 자게에 평가를 부탁하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소리입니다.

지적 받는 게 무서워서 요령 피우는 짓입니다. 같은 아마추어들한테 들은 지적은 견해의 차이란답시고 무시할 수 있지만, 출판사한테는 그렇게 못 하니까요.

겁 내는 사람 물론 있습니다. 열심히 책 한 권 써서 공모전 보냈는데 툭, 하니 탈락하는 경험 저도 해봤습니다.

자신 없는 사람 당연히 있지요. 뭘 어떻게 시작해야 하나 막막한 적 많았습니다. 저도 사람이니까요.

하지만 그런 상황에서 결국 가장 옳은 길을 보여주는 사람은 '직접 소비자를 상대하는' 분들입니다.

부끄럽지만, 제가 받은 평들은 대체로 좋지 않았습니다. 저의 감성 자체가 10대를 겨냥하고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충격적이었습니다. 그냥 사람 자체가 라이트 노벨이랑 안 맞는다는 말이었으니까요.

그러나 저는 오늘도 다음 공모전을 위해 글을 씁니다. 제 자신에게 계속해서 절제를 강요합니다. 전 이 출판사와 제 작품이 너무 좋으니까요. 제 책이 노블엔진 딱지를 달길 원하고, 제 캐릭터와 이야기가 출판된다는데 어떻게 쓴 고비를 감수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전 지금도 그 분들이 내주신 결과를 통해 매일매일 발전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지난 번 공모전에서도 '단행본 부문'의 정의를 잘못 이해해 고배를 마셨지만 오히려 하루에 소설 쓰는 양은 늘렸습니다.

제 작품에 자부심이 있고, 세상 앞에 멋지게 내보이고 싶다는 의지가 있습니다. 작가로서의 원동력은 그걸로 충분한 거 아닙니까? 어떻게 이 이쁜 아이들을 완성도 채 하기 전에 검증 안 된 타인에게 보여줍니까?

아예 처음부터 이 귀요미들을 의심부터 하고 출발하면 뭔가 나온답니까? 참신하고 재밌는 설정이네요, 짝짝짝?

이곳은 글을 파는 분들이 직접 관리하고 들여다 보는 곳입니다. 어느 게시판보다 출판사의 눈이 가깝습니다. 그 분들이 설마 자게에 있는 글만 보고 인재를 픽업하진 않으시겠지만, 적어도 최소한의 예의는 보여야 마땅합니다.

자부심의 결정체를 돈 받고 팔고 싶다는 생각이 있다면, 그에 걸맞는 태도를 취하세요. 이 출판사는 독자를 상대로 소설을 취급하지, 설정 덕후들을 상대로 설정집을 팔지 않습니다.

정리하겠습니다.

여기는 소설을 '파는' 곳입니다.

작가는 관심이 아니라 창작욕으로 움직이는 게 정상입니다.

아무리 머리로 쉽게 낳은 아이라도 남한테 함부로 내놓는 건 무책임합니다.

여긴 '소설' 파는 곳입니다.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p.s1 - 단지 제가 남들보다 과격했을 뿐, 스토리/설정 글을 올리지 말라는 의견은 이전부터 꾸준히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