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나 관객에게 특정 등장인물보다 더 많은 정보를 주면 성립합니다.

재미없을 것 같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풀어 설명하자면,

1) 먼저 독자에게 '얘가 범인이에요. 얘는 이렇게 살인을 저지를거래요.' 하고 알려줍니다. (B는 적국의 스파이.)

2) 극 안의 주인공은 그 정보를 모릅니다. (A는 우리나라 왕자. A와 B는 아주 친한 친구.)

3) 읽는 사람 입장에선, 주인공이 죽을까봐 긴장합니다. 그리고 어떻게 범인의 트릭을 벗어날지 흥미진진해합니다. ('저 자식이 A 죽이면 안 된다고...', '아냐. 그동안 둘이 친해졌으니까 차마 칼을 뽑진 않을거야.')

이를테면,

1) A는 자기 신분을 속이고 암흑계에 들어온 언더커버 형사입니다. (무간도. 조직원들이 정보가 부족하다.)

2) 겉으로는 순박하게 팬픽이나 쓰는 아주머니, 혼자 있을 때는 작가를 감금하는 싸이코 스토커. (미저리. 마을 주민들이 정보가 부족하다.)

3) 남북한 병사가 한 자리에 모여 놀고 있는데, 아무것도 모르는 북한군 장교가 그 쪽으로 걸어가고 있습니다. (공동경비구역 JSA. 북한군 장교와 남북한 병사 모두 정보가 부족하다.)

이 기법은 개그로도 쓰일 수 있습니다.

1) 왁스가 없어서 샴푸로 헤어스타일링을 하는 주인공. 여친과 영화를 보는 주인공. 그런데, 영화관 밖에는 비가 내리고 있다...

한 발 더 나아가, 독자까지 완벽하게 속이면 '서프라이즈'라고 부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