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게 없습니다. 공모전 글이 3분의 2 정도 남았는데 할 게 없습니다. 공모전이 40일도 안 남았는데 할 게 없어서 하품까지 나옵니다. 고로 여러분이 시골 밤하늘에서 느꼈던 감동을 되찾을 그날까지, 천문 포스팅입니다.
자유게시판이니까 후리하게 놀겠습니다.
참고로 제가 천문을 접하게 된 계기는 <하늘 가는 대로>라는 만화책입니다. 카시와바라 마미 작가님이 쓰시고 코단샤에서 발행해, 북박스가 수입한 만화책입니다. 2007년에 발행되었군요. 벌써 천문을 접한지 만 3년을 넘었네요. 하나 사서 보세요.
천문부가 있는 고등학교로 진학하려고 이리저리 알아 보았지만, 결국 <ㅤㅋㅛㄴ처럼 강제 하이킹을 하며 등교를 해 보고 싶다!>는 뭬친 생각 덕분에 천문부 대신 살인 언덕이 있는 고등학교로 진학했고, 저는 만화부에 들어가서 그림을 그리게 되었다죠.
참고로 "starry night"라는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불법 다운해서 깔아 두시면 컴퓨터로 아름다운 밤하늘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천체관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이미지를 떠올리는 일인데, 역시 문자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라고 천문 관련 소설을 쓰면서 뼈에 새겨 넣고 있습니다....
봄철 밤하늘에서 가장 중요한 별꼴은 북두칠성입니다. 공공연한 비밀인데, 북두칠성은 별자리가 아닙니다. 그래서 별자리란 말 대신 "별이 늘어서 있는 모양"이란 뜻의 "별꼴"이라고 말합니다.
북두칠성은 국자 모양이죠. 이 국자의 손잡이 부분은 부드러운 곡선입니다. 이 곡선을 연장하다 보면 아주 밝은 오렌지색 별이 나옵니다. 이것이 지구에서 보이는 모든 별 중에 두 번째로 밝은 아르크투루스입니다. 보리 수확 시기를 알려주었다고 해서 '보리별'이라고도 합니다. 보리색깔이라 보리별이 아닙니다.
목동자리는 하늘을 떠받치고 있는 아틀라스인데, 왜 목동인지 모르겠으므로 패스. 별꼴이 뚜렷해서 찾기 쉬운 별자리 중 하나인 건 확실합니다.
북두칠성 손잡이에서 이어지는 커브를 더 연장해 보면, 처녀자리의 알파별인 스피카가 나옵니다. 스피카는 하얀 별로, 색깔 덕분에 진주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처녀자리와 아주 어울리는 별이죠.
*알파별이란? 수성(首星). 곧, 별자리를 이루는 별 중에 가장 밝은 별을 의미. 알파, 베타, 감마, 델타, 엡실론, 제타, 에타, 세타..... 이렇게 이어집니다.
처녀자리는 하데스의 아내, 페르세포네입니다. 페르세포네는 농사를 관장하는 여신인 .....누구였더라... 데메테스? 데메테르? 아무튼 그런 이름의 여신의 딸입니다. 처녀자리는 겨울 동안 보이지 않는데, 이 기간 동안 하데스가 있는 지하세계에 있고, 이를 슬퍼하는 농투성이 여신이 땅을 돌보지 않아 겨울이 척박한 계절이라나 뭐라나.
사자자리는 물음표를 좌우 반전시켜 놓은 듯한 모습을 하고 있기 때문에 찾기 쉽습니다. 사자자리의 알파별은 레굴루스. 딱 봐도 사자틱한 이름이죠. 사자자리는 헤라클레스가 열두 시련인지 뭔지 했을 때 맞짱뜬 사자입니다. 제우스가 아들 자랑하느라 밤하늘에 올려 놓았다고 합니다.
북두칠성의 손잡이 부분 - 아르크투루스 - 스피카 - 데네볼라. 이렇게 이어지는 가상의 곡선이 "봄의 대곡선"이고, 아르크투루스 - 스피카 - 데네볼라 세 별을 삼각형으로 이은 것이 "봄의 대삼각형"입니다. 여기에 사냥개자리 알파별인 콜 카롤리를 끼워서 사각형을 만든 것이 "봄의 다이아몬드"입니다. 봄철의 별자리들은 전부 이 곡선과 삼각형을 기준으로 찾게 됩니다.
참고로, 위에서 언급한 별들 주에 "콜 카롤리" 빼고는 전부 공기가 썩어 빠진 마계 인천에서 황사가 낀 날에도 보이는 별들입니다.
p.s. 천체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은 위에서 소개한 스태리 나이트 말고도 여러 개 더 있습니다. 상당히 리얼하므로 밤하늘이 주는 감동의 100분의 1 정도는 전해받을 수 있을 겁니다. 플라네타륨을 보면 10분의 1 정도는 느낄 수 있습니다. 과천 국립 과학관인지 하는 곳에서 볼 수 있더군요. 작년인가 재작년에 다빈치전 보러 갔다가 플라네타륨 보고 나왔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