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제에서는 '제시어'와 '제시문' 둘 중 하나, 혹은 양자를 모두 활용하여 짧은 단편을 써내는 것이 목적인데, 제 생각에는 아무리 봐도 '제시어'쪽이 '제시문'보다 더 쓰기 어려울 것 같군요.

제시어의 경우 글의 소재로 도입하여 글 안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전제가 있는 반면, 제시문은 그냥 문장이므로 활용의 여지가 별로 없으니까요. '소재'와 달리 '문장'의 경우 대충 무성의하게 아무데나 삽입해 두는 것만 아니라면 어렵지 않게 조건을 충족할 수 있고, 일단 글 안에서 한 번 사용하면 더 이상 그 문장에 구애될 필요가 없으니까 자유도가 넓은 것 같습니다.

반면 제시어의 경우 그 제시어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되어야 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자유도가 좁은 것 같네요. 단순히 제시어를 등장시키는 것으로는 불충분하고, 그 소재를 어떻게든 이야기 전면으로 부각시켜야 하니까 여러 모로 창작에 제약이 걸리겠지요.

뭐 딱히 그래서 어떻다는 건 아니고, 문득 그런 생각이 든 것 뿐입니다. 사람에 따라서는 제약이 더 걸리는 쪽이 글을 쓰기 쉬운 경우도...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