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연비님이 책이나 더 읽으라고 하셔서(솔까말 니 존나 무식하다고 애둘러 말한거지.) 뭔 책 볼까요 했더니만 정작 말씀 하신 분은 보이지도 않고 이카닛님이 달아준 댓글이 속을 태우네요 ㅠㅠ
일단 어쨌든 제게 뭔가 알려주겠다고 댓글 달아준 고마운 분이시긴 한데…….
===================================================================================================== 조금 잘못 아는 것이 있으십니다.(제가 보기에는 이카닛님이야말로 상황을 잘못 알고 계셔요 ㅠㅠ) 소설은 과거형이다- 라는 건 당연하지 않습니다.(당연하다기 보다는 그게 기본일 뿐이랑께요. 누가 과거형 안 쓰면 사형이라 했나요; 제가요? 천만에요.) 현재형 소설도 그만큼이나 많이 있습니다.(근데 쓰기는 더 어렵당께요. 게다가 첨부터 끝까지 다 현재진행형으로 쓰이면 오오미 그 글 뭐여; 어떤 실험적인 의도를 가지고 쓴 글이라는 생각 밖에 안 듬.) 작가가 자기 소설을 시작하기 전, 어떤 시제로 쓰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지요(기본적으로 과거형으로 써야지 현재형만 줄줄 늘어싸면 피를 봅니다. 특히 장편. 팔 생각이 있으면 이러면 안 되죠. 당장 서점가서 잘 팔리는 소설들을 뒤저봅시다. 첨부터 끝까지 현재시제로만 쓰인 소설이 어디 있나.)
소설은 서술자가 미래에 서서 과거에 있던 것을 알려주는 식이 될 수도 있고(과거시제) 서술자가 지금 눈앞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서술해줄 수도 있습니다(현재시제) ( 그래서, 3인칭 소설에서 일어나는 모든 상황들을 눈 앞에서 벌어지는 것처럼 서술할 생각인가요 ㅡㅡ; 소설은 기본적으로 독자에게 이야기 해주는 겁니당. 원활한 정보 전달을 위해서 기본적으로 과거형일 수밖에 없지요. 그 외의 현재 진행형의 문제점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현재진행형이 남발되면 곤란한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일단 현재진행형 서술이 하나 나오면 독자는 해당 상황을 지금 이 순간 일어나고 있는 일로 인식하게 되지요. 이 상태에서 해당 상황을 마무리 짓지 않고 다른 현재진행형 서술이 추가 될 경우, 뒤에서 서술한 내용이 앞의 내용을 덮지 못하면 독자 머릿속에 두 가지 이상의 일이 동시에 일어나고 있는 것처럼 인식되는 오류가 생길 수 있습니다.
과거형이 그냥 뚜껑 닫힌 상자라면, 현재진행형은 뚜껑을 연 상자와도 같습니다. 한번 열어버린 이상 반드시 다시 닫아줘야만 한다는 의미에요.
그리고 현재진행형의 남발은 이야기의 객관성을 해칩니다. 당장 독자는 어딘가에서 책을 읽고 있는데, 소설 내에서는 무언가가 현재진행형으로 일어나고 있으니 이게 누적되면 독자의 머릿속에 오류가 생길 수밖에 없지요. 몰입도 해칠 수도 있고요.
어렸을 적부터 애니메이션이나 영화 등의 영상에 찌들어 자란 영상 세대들이, 본인 나름으로는 소설에 영상 같은 현장감 불어넣는답시고 쓸데없이 진행형을 쓰는 걸 보면, 의무교육기관에서 이걸 좀 가르쳐야 하지 않나 싶기도 합니다. 매체의 차이를 이해하지 못한 행동들이죠. 소설은 소설의 방법이 있고, 영상에는 영상의 방법이 있는데.
그러니까 현재진행형 쓸데없이 남발하지 맙시다. )
단만 이러한 시제들을 일치시켜야 하는 게 옳지요 대중문학에서는 잘 지켜지지 않는, 쉽게 간과하고 넘어가는 문제입니다. 그러나 하나의 소설로서, 문체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서, 문법적 오류이기에 바꾸어야할 문제입니다.(묘사할 때라던가, 몇몇 경우는 의도에 따라서 현재시제로 쓰는 것도 테크닉이죠. 특히 이야기의 속도감을 조절하는 기교에 흔히 쓰입니다.)
개인적으로 읽어야할 책들은 기본 문장 공부로 황석영 님의 90년대 전후 단편들을 추천드리고 (오정희 님의 작품도 좋습니다)
플롯(구성) 공부로는 -이건 그냥 라노벨로 하겠습니다- 스기이 히카루의 <안녕 피아노 소나타>
주제 공부는 인문학책을 하나 꺼내드시는 걸 추천합니다. 환상쪽으로 관심이 있으시면 <환상과 미메시스> 상징적 의미를 좀 보고 싶으시다면 <나는 사탄이 번개처럼 떨어지는 것을 본다> 그냥 대중적이고 대표적인 것으론느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이건 장편 소설입니다만 주제와 상징적 의미 공부하시는데 도움이 많이 되실 겁니다) (안타깝게도 지금의 내겐 어느 책도 그리 찾아서 봐야 할 필요성은 안 보입니다; 저 책들을 무시하자는 것이 아니라, 저도 그럭저럭 글공부 하고 있는 사람이거든요. 니 무식하니 책이나 더 보고 와라는 말에 대한 보조로는 그리 신통치 않은 거 같심다;)
제가 추천드린 것은 플롯에 라노벨 하나를 제외하고는 전부 본격문학이나 인문학 도서입니다. 이유는 '소설'을 공부하는 것은 일단 소설에 대한 기본(주제 구성 문체)들이 되어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두 번 말하면 입이 아픈 지당하신 말씀.) 대중소설이나 장르소설에서는 위의 기본들이 본격 소설과 인문학 도서보다는 대체로 낮습니다. (사유가 적다고 보는 게 제일 옳겠네요) 일단 저런 기본, 을 제대로 안 후, 장르문학 공부를 하시길 바랍니다. ( 내가 과연 이런 말을 들어야 할 짬밥인가 OTL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