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휴, 소설이 안 쓰이니 머리의 피로라도 풀 겸해서 잡담이나 떠드렵니다.

아래에 '건축가 스타일'이니 '정원사 스타일'이니 멋진 말이 나왔는데,

전 '레고 쌓기 스타일'입니다.(...)

저는 어린시절에 레고 쌓는 걸 무진장 좋아해서 만날 레고를 갖고 놀았는데, 이때 이렇게 놀았습니다:

(1) 레고 제품들을 사고 그 부품들을 죄다 섞은 채로 박스에 저장.

(2) 마음 내키는 대로 부품들을 꺼내서 건물을 조립.(전체적인 건물이랑 좀 어색해도 부품을 그냥 씀)

(3) 이때 한 건물 한 건물을 차례대로 짓는다.(건물들 전체를 미리 계획해서 차례대로 짓는 게 아니라)

(4) 다 짓고 나면 끝. 볼일 없음.

그림을 그리든 글을 쓰든 죄다 레고를 쌓는 것처럼 하더라고요.

문장 하나하나, 단어 하나하나를 마치 조립해 가듯이 씁니다.

미리 해놓은 계획은 매번 수정되고 또 수정되고,

퇴고는 거의 절대로 안 하죠.(...)

저 까짓 게 벌써부터 스타일 어쩌구하니 우습긴 해도, 어린시절의 영향이 알게모르게 이상한 곳까지 남아 있는 걸 보면, 이게 천성이려니 하는 생각도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