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저는 2014년 초반기부터 라노벨에 흥미를 가지고 쓰게 된 입장으로, 2년 정도 썼군요. 다른 분들에 비하면 짧은 커리어를 가졌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렇기에 저도 제 자신이 필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면서 여러모로 노력하고 있는 중입니다.

그런데 라노벨을 쓰다보면 항상 고민하게 되는 것이 있습니다.

제목을 보셨을 때 이미 파악한 분들이 있었을 지도 모르겠지만, '라노벨'의 본질을 파악하기가 힘든 것입니다.

'라이트노벨'은 말 그대로 '라이트'한 내용을 담은 소설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과연 '라이트노벨'은 그런 '라이트'함만 추구하는 것일까요?

아닙니다. 충분히 '하드'한 장르로 갈 수도 있습니다. 치밀한 플롯과 어두운 분위기로 독자를 떨게 하는 것도 충분히 라노벨로 치기도 합니다.

그럼 과연 '라이트노벨'이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요?

슬프게도 '라이트노벨'이라는 것을 쓰게 된다면 '모에'라는 요소가 들어가지 않으면 안 됩니다. 들어가지 않았다면, 그건 이미 '라이트노벨'이 아닌 다른 문학 장르가 되어 버립니다. 고로 오타쿠들을 노리고 쓰는 문학, '모에' 요소가 첨가된 소설이라고 저 나름대로 정리하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저와 같은 생각을 하는 분들이 있을 지도 모르겠다만, '모에'만 추구하게 된다면 캐릭터성과 상품성만 추구하게 되어 플롯이 희미해지게 됩니다.

예를 들어 라이트노벨에 주로 나오는 이벤트. 남주가 계단을 걸어가다가 갑자기 넘어지고,  밑에는 여자가 있습니다. 그렇게 남주와 여자는 부딪히게 되고, 이상하게도 남주가 위에서 떨어졌는데 우당쿵쾅쾅하다가 남주가 밑에 있게 되고 남주는 여자의 가슴을 주물주물거리고 있습니다.

개연성이 있다기도 하기도 어렵고, 치밀한 플롯과는 몇백광년 떨어진, 그야말로 현실에서 일어날 리가 없는 일입니다.

하지만 이런 이벤트들이 라이트노벨에 항상 등장하는 이유는 '모에'를 보여주려고 하기 때문이고, 이렇게 함으로써 사람들이 사기 때문입니다. 안타깝게도 현재 라노벨 시장은 플롯보다는 표지의 귀여움을 본다거나 뭔가 모에할 것 같다고 생각되면 바로 사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기에 진정 소설에 완벽한 플롯을 추구하고 라노벨을 쓰게 된 사람은 모에 요소로 덕지덕지 발라져 있는 라노벨에 신음 할 수도 있겠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저는 지금 라노벨을 까내리는 것이 아닙니다. 애초에 라이트노벨의 특성상 '모에' 요소가 들어가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며, 애초에 이 쪽 길을 택한 이상 모에 요소를 넣겠다는 것을 승낙한 것이나 다름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제가 왜 이런 말을 꺼내고 있느냐.

왜냐하면 '모에'와 '플롯'를 얼마나 버무려야 되는지 고민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모에'를 추구하면 캐릭터성과 상품성만 올라가게 됩니다. 그와 반대로 '플롯'을 추구하면 문학 작품이 되어버리고 맙니다.

저는 플롯을 추구하려고 힘 쓰고 있지만, 그렇게 되어버리니 역시 라노벨과는 멀어지는 것 같다고 할까요.

'잘 해봐라'라고 하셔도 할 말은 없습니다. 애초에 참으로 애매한 주제이기도 하니까요.

좀 복잡하게 글자를 나열한 것 같습니다만, 의견이라던가 생각이 있으시다면 적어주세요. 참고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