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략한 줄거리부터 말하자면, 주인공 오다 케이토는 고등학교 1학년. 미소녀=악이다 라는 사상을 품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주인공과 같은 반인 미나토 치사는 미소녀. 팬클럽도 있을 정도로 초인기 여주입니다. (물론 작품 내에서 ^^)

케이토는 그런 그녀를 보며 과거 경험을 바탕으로 저 녀석도 지금은 저렇게 웃고 있지만 속은 안 그럴 걸? 이런 식으로 비아냥 거리며 미소녀와 연관되고 싶지 않다는 마음을 굳힙니다.

그러던 어느 날, 주인공의 책상에 한 통의 편지가 들어있는 걸 발견합니다. 후다닥 화장실로 들어가 열어보니 기대완 다르게(러브레터인 줄 알았다죠 ㅎ.ㅎ) 단순한 상당을 요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요점은 자신의 만담이 재밌는지 의견을 들려줘!

얼마간 방치하는 걸로 마음을 굳혔지만 다음 날도 다음 날도, '빨리 답장 줘!'라는 편지가 들어 있자 결국 답장을 합니다. 그러더니 이번엔 상대방 쪽에서 답장...거기에 답장...뭐 이런 식으로 4개월 정도를 주고받던 어느 날, 직접 만나자는 제의가 오고, 승낙한 주인공은 약속 장소로 갔더니, 기다리고 있던 건 미소녀 미나토 치사. 주인공을 붙잡고 나랑 함께 문화제에서 만담을 해줘! 라는 부탁을 하는 것으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감상을 말하자면 개인적으론 무척 좋았습니다. 스토리가 만담인 만큼 작품 안의 만담도 재밌었고, 특히나 주인공이 고뇌하는 모습과 거기서 알 수 있는 치사를 향한 마음, 여주와 이별하는 아쉬움, 그리고 그걸 위한 만담에서의 필사적인 모습으로 내면적 고뇌가 잘 나타나고 있었습니다. 그와 동시에 서로 좋아하지만 쉽사리 마음을 전할 수 없는 상황에서 1인칭 시점임에도 불가하고 치사의 마음이라던가, 그녀가 하는 고민, 이런 걸 아는 것이 후반부에서 그리 어렵지 않았습니다.

그 외에도 놀라웠던 건 출연이 몇 번 없었음에도 어딘가 익숙한 설정의 조연역으로 낮설지 않았던 후카가와란 캐릭터가 나름 청춘의 한 페이지를 보는 듯한 행동을 해줍니다.

처음엔 이 녀석도 흔하디 흔한 팬클럽 캐릭턴가 했습니다만, 후반부에서의 활약이 나름 돋보였어요.

특히나 명대사라면, "너, 그걸로 괜찮아?" "이대로 미나토랑 헤어져도 괜찮아?" 이런 명조연의 고뇌하는 주인공을 떠미는 대사가 정말 후카가와란 캐릭터를 아는데 충분했습니다.

주인공인 오다 케이토는 쿨함이라던가 그런 것관 거리가 먼 평범한 고교생 입니다. 다들 아시는 그저 막연한 목표가 있고, 그저 뭐가 되야지~~하지만 정작 열심히 하는 건 아무것도 없는...(왠지 저 같아서 읽으면서 정이 많이 갔습니다. ㅋㅋ)

뭐 태클 거는 것만큼은 역시 주인공 맛이 있더군요 ㅎㅎ. 자신이 반한 여자를 위해서라면 어디까지고 필사적으로 될 수 있는 남자...라고 까진 못 말하겠습니다만, 그래도 스스로 고민하고, 등을 떠밀렸을 지라도 마지막엔 자신의 의지로 자신이 반한 여자를 위해 필사적으로 이별을 택할 수 있는...그런 주인공이었습니다. 뭐 이거 말고는 이 주인공에 대해 쓸 말은 별로 없네요. 솔직히 이것만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히로인인 미나토 치사는, 반에서 있을 때의 모습과 케이토를 만날 때의 모습과의 갭이 있습니다. 개인적은 의견으론 이런 캐릭터 성이 1인칭 시점인데도 히로인을 입체적으로 비춰주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반에서는 청조하고 얌전한 이미지라면, 케이토와 있을 땐 즐겁게 웃거나 허물없이 태클 걸고, 삐지기도 하고, 화내고 울고 소리치는 솔직한 면을 보여줍니다. 주인공과는 다르게 명확한 꿈이 있고, 한 번 정한 건 굽히지 않고 반드시 관철 시킨다고 합니다. (막판에 한 번 굽히려 해서 이 평가는 그냥 주인공 의견에 따랐습니다.)

다소 고집스럽고 자신에 대해선 둔감한 부분도 있습니다만 그게 매력적이고 더 귀엽지 않았나...^^

히로인의 여동생인 미나토 나나미는 초등학생임에도 불가하고 성숙한 정신의 소유자 입니다. 수영장에서 주인공이 놀면서 나랑 죽이 잘 맞는 다고까지 평가할 정도라 이건 누구 정신연령이 문제인 건지 분간이 안 갑니다. 주인공을 가지고 노는 걸 즐기며 소악마적인 성격이 매우 강합니다. 여주에게도 다소 소악마적인 모습이 있긴 합니다만, 이 여동생을 보고나서부터 그런 일면 따위 생각도 안 납니다. 그만큼 강렬했어요.

낙심한 주인공을 끌어내서 등을 밀어준 것도 이 초등학생이니, 여기까지 되면 누가 초딩이고 고딩인지 분간이 안 가는 군요.

그럼 이제 단점을 말해볼까요.

일단 이게 다음 권이 있는지 없는지 잘 모르지만 결말만 놓고 본다면 아마 단권소설이라 생각됨으로 단권을 전제로 평가하겠습니다.

우선 이야기의 전개가 너무 빨라요. 에필로그까지 259쪽이 나왔는데 이 안에 여주와의 만남이 있고, 여주와의 러브코메, 여동생과 나중엔 어머니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물론 캐릭터성 자체는 익숙해서 받아드리는데 어려움은 없었으나 그만큼 전개가 너무 빨랐어요. 초반에 여주와 만나고, 중반에 가서 여주가 곧 해외로 떠난다는 사실을 폭로하고, 남주는 고민하다 답을 얻지만, 여주가 그 답을 거부하자 또 고민합니다. 물론 단권이라 어쩔 수 없고 단권치곤 연결방식이 놀라울 정도로 부드러웠지만 그럼에도 숨길 수 없는 부분이 있었죠. 뭐 이건 솔직히 세상에 단점없는 인간 없듯 세상에 단점없는 소설 없음, 이라 생각합니다.

제가 아쉬웠던 건, 이 단권을 조금 늘려줬다면의 아쉬움 입니다. 적어도 3권 정도로만 늘렸다면 좋지 않았을까. 단권이라 도중도중 급전개가 보이면, 아 이건 좀 끌어주지란 아쉬움이 있어요. 캐릭터에 감정이입을 하기도 전에 갑자기 사건이 빵하고 터지니 이건 뭐가 뭔지...당혹감이 좀 있었습니다.

그런 기색 하나도 없다가 갑자기 일주일 뒤에 나 일본 떠나 같은 선언을 들으면 이거 뭐라 반응을 해야할지...방금 전 읽고 있던 캐릭터의 인상과 현재의 인상과의 갭이 생겨서 뭐랄까...쉽사리 납득하기 힘들었습니다. 일단 내용상 이치에 맞았기에 읽을 당시엔 별 신경 안 썼습니다만 그래도 읽고 나니 이런 아쉬움이 있네요.

아, 하지만 전체적으로 단권임을 고려해봤을 때 오랜만에 이거다! 하는 소설을 찾았습니다. 이렇게 읽으면서 가슴이 뛴 건 오랜만이에요. 청춘의 한 페이지, 감사합니다. 아카츠키 유키 작가님!

그럼 이만 초보자의 평가를 마치도록 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