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혹시 이런 적 있으세요?

학창시절 글 재주가 꾀 되서 돈 받고 연애편지를 써줬는데...

어느날 제가 좋아하는 여자애가 제 옆자리 친구한테 연애편지를 쓰고 싶다면서 오는거예요...

일단 거절은 할 수가 없어서... 집에 가서 시간 날 때, 써준다고 했는데...

집에 돌아와서 그 여자애랑 찍은 사진으로 도배되어 있는 내방이랑

그 애한테 주지 못한 연애편지로 가득 쌓여있는 내 책장을 보았을 때,

막 눈물이 나는거예요... 부탁을 받았으니 편지를 쓰는데... 편지지 위에 계속 눈물이 쏟아져서

펜도 하필 붉은 싸인펜을 잡아가지고 계속 번지고

그렇다고 눈물이 멈추지는 않고... 왜 내가 진심을 담아 쓴 연애편지들은 책장 한 구석에 쌓여있고

되지 않는 비유와 허황된 감정만 담은 이 편지를 쓰는지 알 수가 없어서...

막 그냥 하루 종일 울었어요... '절친한 친구'니까 털어놓고 부탁하는 거라면서 내 손에 오천원짜리를 주어주는

그녀의 붉어진 얼굴이 계속 생각나서... 나는 왜 이렇게 초라한가 생각들고

수 2 책에 꽂아놓은 오천원짜리가 지금 발견되었는데 그 때 감정이 그대로 전해지면서

지금도 눈물이 멈추지를 않네요... 그 애가 쓰던 비누 냄새가 아직도 나는 것 같은데...

내 방은 담배 연기로 가득 차있고... 자그마치 5년이나 된 이야기인데...

그 날, 결론적으로 저는 연애편지를 써줬습니다. 그 편지를 받고 좋아하는 내 옆자리 친구와

얼굴이 붉어져서는 전해주는 그 여자애... 아, 라이트 노벨 밝은 부분 쓰는데... 미치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