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장대한 이야기의 시작인 것 같은 기분은 드는데, 이야기의 시작도 끝도 도무지 보이지 않는 그런 글. 등장인물만 많이 나오고 누구에게 주목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는 글. 내용이라고는 하나도 없고 말장난개그에만 열중하고 있는데 그나마도 그 관련 드립을 모르는 사람에겐 그저 썰렁할 뿐인 글.

솔직히 이런 것들이 너무 많았습니다. 많은 정도가 아니라 거의 폭풍이라는 느낌이었습니다. 비유하자면, 회원제로 운영되는 클럽에 혼자 뛰어들어와 감도 못 잡고 벙쪄 있는 기분이 들었어요. 분량은 적은데도 굉장히 읽기 힘든 것들이 많았습니다.

제 생각에 그건 "나는 이렇게 한 권을 완성시킬 준비가 되어 있다"라는 주장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출판사 입장에서는 팔리는 글과 안 팔리는 글을 따지기 앞서서, 그 작가가 한 권을 완성할 정도의 탄탄한 개요를 가지고 있는 작가인가가 더 중요할 테니까요. 별 내용도 없이 드립이나 개그만 계속되는 글을 보고 한 권의 완성을 점치기는 어렵겠지요.

그러니까 1챕터에서 할 수 있는, 해야 하는 어필이란 결국 '완성된 한 권의 글로 이어지는 짜임새 있는 서두', 그리고 '참신성' 이 두 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것을 넣기엔 1챕터는 짧고, 사실 두 가지를 훌륭히 잡을 수만 있다면 그냥 그걸로 성공인 거죠. 특히 개그요소나 드립 같은 건 진짜 안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그런 것을 만드는 건 하나의 글을 완성도 높게 짜는 것에 비하면 쉬운 거니까요. 남들 다 할 수 있는 것을 할 수 있나 없나 보려고 공모전을 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개그와 드립을 빼 버리면 진짜 아무 내용도 안 남는 글을 읽다가 지쳐서 다소 두서없는 말을 써 버렸습니다.

개인적인 의견이니 깊게 생각하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