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색한 글들의 공통점을 발견했습니다......부디 차후에는 개선하시길 바라며 가장 크게 느꼈던 두 가지를 코멘트해보죠.

1챕터의 승부 공모전 자체에서 걸맞지 않은 도입부라고 소개한 그대로의 도입부가 더러 있었습니다. 어디까지나 도움이 되길 빌며, 부적절한 도입부의 예를 들어 코멘트하겠습니다.

초반부터 장황한 설정만을 늘어놓는 경우.

요약하자면 이렇습니다.

"자, 내가 지금부터 소개할 이야기는#$%^&#*한 세계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야. #$#%^#^같은 능력이 있고 #$%$^&한 곳이지. 자 이런 재밌는 세계에서 주인공을 만나러 가볼까?"

......로 시작하는 도입부.

세계관에 대한 설정집을 만드셨다면 그걸 도입부에 그대로 베껴놓는 식은 위험한 행위입니다.

만약 작품이 책으로 나온다면 광고를 통해서 전체적인 세계관을 독자에게 전달할 수도 있겠죠. 그러므로 세계관이 이렇다고 설정집에 써놓은 것을 본문에 표기할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어디까지나 불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세계관을 만들었으면 그걸 스토리에 어떻게 녹여내어야 흡입력있게 독자가 받아들일 수 있는가를 고민해야만 합니다.

타유명작을 들자면, <엑샐월드>, <어떤 마술의 금서목록> 등의 제 1권 도입부를 보시면 쉽게 이해가 가실거라 생각합니다.

위 유명작들은 초반부부터 이미 세계관에 들어서서 그 관점 그대로 독자들에게 스토리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어디까지나 스토리에 포함된 상황을 먼저, 그리고 그에 대한 설명은 후에 덧붙이는 형식이 자연스럽습니다. 세계관을 주구장창 나열할 것 없이 '독자들에게 필요할 때' 서술하면 납득하는 효과를 가져오는 거니까요. 그런 식으로 자연스럽게 세계관이 독자들에게 빨려들어가고, 독자는 세계관에 빨려들어가고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독자들에게 반드시 전달해야할 세계관이 있다면, 그런 세계관을 전달하기 위한 '사건', '상황'을 자연스럽게 전개에 덧붙이는 것이 작가의 능력이죠.

어줍잖게 주인공의 소개를 하면서 전개시키는 경우.

예를 드는 편이 이해하기 쉬울 것 같아서 가급적 재밌는 예를 들겠습니다.

1.

내 이름은 김철수. 올해로 풋풋한 고등학생이 되었다. 중학교 때까지만 해도 지극히 정상적인 학교 생활을 해오던 나였지만, 고등학생이 된 이후부터는 하루하루가 괴롭다.

그래, 나는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

흔히 말하는 일진들에게 '찍혔다'고 할까. '찍혔을 때'의 기억을 되살려보면 정말이지 어이가 없는 상황이었다. 기억을 되살릴 필요는 없다. 왜냐하면......

난 지금부터 죽을테니까.

아파트의 옥상은 예상보다 더 허름했다. 서늘한 밤공기에 섞인 달빛이 오늘따라 더 시려워 심장을 에는 듯 했다.

앞으로 한 발자국.

삶과 죽음의 거리가 이렇게나 가깝다. 말 그대로 나는 죽음 앞에 서있는 것이다. 두렵지 않냐고?

삶보다는 덜 두렵다.

그런 짧은 납득. 죽음을 향해 걷는 건 생각보다 쉬운 일이었다. 나는 망설임 없이 죽음을 향해 다가갔다. 지구의 중력이 나를 죽여줄테니, 스스로 죽는다는 감각은 예상보다 덜했다. 살아온 무게만큼, 나를 생에 묶어놓고 있는 육체의 무게만큼, 죽으려는 각오로 오른 높이만큼의 중력이 나를 지배하려 했을 때,

"그럼 안 돼요!"

새하얀 날개를 봤다. 팔목에 닿은 부드러운 감각. 그토록 원했던 누군가의 손길.

천사.....였다.

2.

"그럼 안 돼요!"

새하얀 날개를 봤다. 단호한 표정으로 소녀가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마치 환상과도 같은 시간. 차갑게 식은 아파트 옥상의 끄트머리에 선 내 앞은 허공이었다. 그리고 소녀는 나를 앞에서 바라보고 있었다.

허공 위에 서서. 나를 맞이할 죽음 앞에 서서.

천사......였다.

어느정도 필력이 된다면 전자처럼 써도 무난한 경우가 있지만, 장면 구성상의 이점과 부족한 필력의 보충을 얻으시려면 후자가 더 좋은 선택일 겁니다. 완전한 비일상을 독자에게 처음부터 펼치게함으로써 오히려 그 어색함을 줄이는 것이죠.

그리고 그러한 비일상을 매개로 주인공의 상황을 알리고 소개까지 자연스럽게 나아갈 수 있습니다.

전자의 경우에는 주인공의 소개도 어줍잖은데 더해서 갑작스럽게 천사라는 비일상이 나타나 허접해보일 수 있습니다.

위와 같은 사례의 차이는 아니지만, 어색한 작품 다수가 주인공의 소개를 어줍잖게 하면서 글을 진행시키고 있었습니다.

독자들은 작가가 보여주는 서술자며 캐릭터에 아무런 지식도 없이 읽게 됩니다. 이미 책으로 출판되는 경우 광고가 있기 때문에 요새는 보통 캐릭터가 소개됩니다만, 독자가 캐릭터를 진짜로 접하는 것은 분명 책을 읽게 되는 경우이죠. 따라서 글을 쓸 때는 독자에게 캐릭터가 어떻게 다가가야 이해하기 쉬울까를 고민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특히 1인칭 시점의 작품이 유달리 그러합니다만, 서술자 이외의 캐릭터들만 등장하고 서술자에 대해선 아무런 정보도 알려주지 않는 글들이 꽤 많았습니다. 또한 캐릭터 역시도 깊이가 없는(즉 인간성이 제대로 되지 않은), 미완적인 캐릭터가 꽤 많았습니다.

캐릭터를 함부로 만들어서는 안됩니다. 캐릭터 역시도 한 명의 인간이란 것을 유념해야합니다. 독자가 캐릭터를 좋아하게 되고, 이야기에 그만큼 캐릭터가 필요한 이유는 캐릭터가 핵심을 쥐고 있기 때문입니다. 바로 과거사를 비롯한 스토리라인의 핵심입니다. 신생아를 캐릭터로 한다면 과거사도 뭣도 없겠습니다만, 캐릭터, 아니, 인간을 형성하는 것은 온갖 과거입니다. 과거의 사건 등을 통해 성격, 태도 등이 만들어진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완성적인 캐릭터를 만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완성적인 캐릭터는 사건을 만들고 스토리를 이어나가게 하는 핵심으로서의 역할을 하는 것이죠. 깊이 있는 캐릭터가 깊이있는 스토리를, 깊이 있는 감동을 만들어냅니다.

자, 사설은 여기까지 하도록 하죠.

위에 더해, 타유명작품과 조금 달라진 부분이 무엇인가 생각하게 만드는, 유사작품이 꽤 있었습니다.

뭐, 공모전에 참가하는 것은 자유입니다만, 공모전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평을 바라고 올리시는 분들이 더러 있기 때문에 이건 뭐라 말씀드리기 힘들군요. 하지만 어디까지나 1챕터의 승부 역시 공모전이란 사실을 염두에 두시길 바라겠습니다.

개인적인 의견이었지만 도움이 되었으면 하네요.

그보다 1챕터 정주행하는 거 꽤나 힘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