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은 애니메이션과 엄연히 달라서, 소위 말하는 토미노식 컷분할(로봇과 그 로봇의 파일럿이 동시에 한 화면에 나옴)을 쓸 수도 없습니다. 게다가 1인칭이기까지 하다면 말 그대로 엎친데 덮친 격이죠. 화자가 콕피트에 처박히면 콕피트 내부와 그 콕피트를 통해서 본 광경이 아니면 서술할 수가 없으니까요. 그렇다고 인칭을 이리저리 바꾸는건 거의 확실한 자충수고. 아예 아군 로봇이 주인공 기체 하나뿐인 상황만 계속된다면 상관 없지만…….
결국 로봇물을 소설로 쓰기 위해서는, 실질적으로 1인칭 보다는 3인칭이 적절하다는 결론이 나옵니다요.
옛날에 쓰던 로봇이 나오는 글을 끄적이다보니, 평소에는 1인칭으로 쓰다가도 전투상황에서 만큼은 시점을 확대하고 싶은 욕심이 자꾸 드는지라 잡담을 남기고 갑니다. 그런 짓은 해서는 안 되지만요. 뭔가 좋은 장치가 없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