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문을 진심으로 시작한지 1년이 조금 넘어감.

 

진심으로가 뭔지도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내가 진심이라면 진심인 거겠지.

 

나는 두려워

 

그날로 돌아가는 게

 

학교를 빠지고

 

하루를 쓸데없이 보내면서 (자신이 내뱉은 거짓된 말에 속박되어서)

 

진실된 말을 듣는 게 두려워서

 

돈을 훔치고

 

훔친 돈으로 피시방에서 시간을 보내고

 

그마저도 다 떨어지면 후불로 해놓고 도망치고

 

노숙을 하고 그러다가 아침에 또 일어나서 집에 들어가서 옷장을 뒤지고

 

이 년 째가 되었을 때 부모님은 포기한 듯싶었지. 아마 포기한 것이겠지. 학교를 빠져도 아무 말 안하고 돈을 몰래 가져가도 잔소리를 하지 않아. 단지 불쌍하다는 눈빛과 목소리로 타이를 뿐이야.

 

그런 나날이 싫었어

 

변화를 주고 싶었어

 

아직 햇볕은 떠나가지 않았다 믿고 싶었어

 

그래서 나는 작문을 시작했어

 

고작 일 년

 

공모전에 도전하고

 

꿈이란 게 뭔지 실감하고

 

기뻐하고

 

힘들어하고

 

그만하고 싶어하고

 

그런 게 전부 좋았어

 

중2병같은 소설만 쓴다고 말을 들어도

 

꿈을 실천하고 있단 것에 만족했어

 

다만 그것은 단지 내 환상일 뿐

 

다른 사람이 보기에 그것은 아무것도 아닌 놈이 특별해질 수 있을까봐 발버둥을 치는 것에 불과해

 

내 꿈은 그사람의 꿈이 아니고

 

현실이 되지 못한 환상에 관심을 갖는 사람도 없어

 

그리고 오늘 그걸 실감했어

 

말하는 게 아니었어

 

비웃음거리만 될 바에는

 

영웅이 되지 못한 바보가 될 바에는

 

그냥 멍청이로서 사는 게 나았을지도 몰라.

 

왠지, 그런 생각이 들어.

 

아무런 기분도 안든다고 생각했는데

 

당연한 말이니까, 현실을 직시하란 충고를 들었을 뿐이니까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나는 내 생각만큼 바보도 아니고, 멍청이도 아니고, 영웅도 아닌가봐.

 

 

중2병에 걸린 바보가 꾸는 꿈은 그저 환상일 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