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루타루를 봤는데요...정말 많은 작품들에서 다크하고 어두운 소재를 다루는 만화나 소설을 보면서도 이렇게 보는 사람의 정신을 병들게 만드는 작품은 사채꾼 우시지마 이후로는 정말 오랜만이네요...작품 내내 등장하는 거라곤 이지메, 동성겁간, 근친상간, 친족살해, 시체성애, 페도필리아 증후군, 집단 성폭행, 사체훼손, 패륜, 거기다 핵 전쟁으로 인한 지구멸망까지...하하하 이 금기시되고 예기치 못한 전개들을 매우 진지하고 농밀하게 담아낼 수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이 작품 작가의 정신구조가 의심스럽습니다. 아니...사실 우리들의(지어스)
를 통해서 키토 모히로 작품을 먼저 접했었기때문에 캐릭터들의 정신이 붕괴되어가는 과정이나 주변에 부패한 어른들과 부조리한 환경에 처해져 고통스런 성장과정을 겪게되는 청소년, 소녀들의 심리를 처절하게 굴리고 비틀어버리는 내용을 질리도록 맛봤기때문에 어느정도 예상하고 나름 각오도 했었습니다만...수많은 세카이계 작품들(에반게리온, 최종병기 그녀, 데스 스위퍼 등)을 봐온 저인지라 나름 면역이 되어서 아무렇지 않게 내용을 흡수하고 받아들일 수 있다고 자부했었습니다만...작품을 다 감상하고 난 지금은 맨땅에 두개골이 곤두박질 처진 기분이네요...이렇게나 삭막하고 냉혹하게 느껴지는 작품은 정말 처음입니다. 마치 입안에 잘게 찢어진 상처가 생겨버렸는데 곧 아물겠지하고 방치했던 상처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벌어지고 곪아터져서 입안 전체가 헐어버리게 되는 끔찍한 결과물을 보게 된 것 같은 혐오스런 느낌만이 생생하게 남아있습니다.
앞으로 이 작가의 작품엔 두번다시 손대지 않겠다고 다짐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