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과 이해도가 부족하다' 와
'마치 초등학생이 글을 쓴 듯한 수준의 지식이 드러난다'라는 표현, 이 두 표현은 어떻게 다른가요?
둘 다 '너 공부는 하고 글 쓰는 거냐?'라는 뜻입니다. 하지만 전자에 비해 후자가 상대방에게 좀 기분이 나쁜 표현이죠.
실제로 작가가 지식이 부족해서 못난 글을 썼을 지언정(저는 이번 논란이 어떤 글에 대한 평가인지 모릅니다.) 어쨌든 작가는 글을 완성해서 보냈습니다. 최소한의 자격은 갖추었죠. 그렇기에 출판사는 평가를 해주었습니다.
출판사가 평가를 함에 있어서 가장 이상적인 것은 글에 대해서만 말하는 것이겠죠. 하지만 글과 작가를 별개로 평가하는 것은 무의미합니다. 결국 글을 쓰는 것은 작가고, 작가의 잘못이 글의 잘못으로 이어졌을 테니 작가에게도 평가를 내릴수밖에 없지요.
작가에 대한 평가는 필요하지만 다른 분이 지적하신 대로 '인신공격'은 설사 갑을 관계에 있어서도 불가합니다. 그 균형을 잡는 것이 중요하겠죠.
이 시장 특성 상 글을 써보내는 을은 갑의 주요 고객입니다. 출판사가 공모전을 개최하는 이유는 갑이 을에게 팔 새로운 상품을 찾기 위함이지만 동시에 갑의 고객들과 접촉하는 통로로써의 기능도 염두에 두었으면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척수반사적으로 글을 썼다'는 게 욕이라고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글을 써내려가기 전에 두어 번 생각을 더 해보고 쓰면 훨씬 좋은 글이 될 것 같습니다'라고 돌려말하는 게 온건한 표현이라는 건 알겠는데... 받아들이는 사람의 기준은 또 다르니 평가를 하는 사람도 생각을 다시 한번 하고 평가를 하는 것이 좋겠지요.
제 아버지는 '누구는(저말고 제3자)는 10기가 컴퓨터고 누구는 100기가 컴퓨터다. 일하는 거 보면 10배 훨씬 똑똑하다'라고 평하시더군요. 그 말을 실제 당사자 앞에서도 했을 거 같은데...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는 우는 범하지 말았으면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