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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문조사 - 설문조사 - <포춘 하모니> 인기 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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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행아인가 행운아인가, 하필연
  • 모두의 대승운 파티, 대승운?!

 


강화중장갑보병중대
글쓴이: Earthy
작성일: 12-10-31 10:41 조회: 1,560 추천: 0 비추천: 0

밤새 도망치느라 전투복은 엉망진창에 기관단총을 제외한 모든 화기도 상실한 상태였다. 게다가 그 기관단총마저 이젠 꽉 찬 탄창 한 개 반 정도의 탄약을 모두 소모하면 더 이상 쓸 수도 없는 상태였다.

도망치는 도중에 방향을 잃은 탓에 일단 무조건 포위망이 가장 옅은 곳을 노리고 움직였다. 그러던 도중에 해가 자신의 진행 방향 왼쪽에 뜨는 걸 보았다. 그렇다는 건 이제까지 남쪽으로 계속 도망치고 있었다는 의미이고, 이를 미루어볼 때 현재 장소는 적진 한가운데라고 추측할 수 있었다.

미치겠네…… 지금 와서 북쪽으로 갈 수도 없는데…….”

그쪽은 지금 적군이 아주 바글바글 할 터였다. 아까 북쪽을 향해 병력이 가득 탄 트럭이 두어 대 지나가는 걸 보았기 때문에 도저히 그쪽으로 갈 엄두는 나지 않았다.

일단 지금 있는 곳은 어느 정도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위치였다. 아예 적군 한가운데로 온 덕분인지 주변에 따로 병력이 보이지도 않았고, 정글 한가운데이다 보니 몸을 숨길만한 지형지물도 많은 편이었다.

세현은 현재 그런 지형지물들 중에 수령이 오래된 탓인지 밑이 휑하니 비어있는 나무 밑에 몸을 숨기고 있었다. 좀 습하긴 했지만 휴대용 정수기를 사용하면 식수로 충분히 사용할만한 물도 있고, 자신은 은폐를 유지한 채 전방을 감시하기에도 좋아서 하루 정도는 충분히 버틸 수 있을 것 같았다.

문제라면 나무 주변에 다른 몸을 숨길만한 게 없어서 적에게 발각된 상태로 도주하기 어렵다는 점이었다. 어떻게든 자력으로 도주해야 하는 입장에서는 조금 은폐가 힘들더라도 도주가 용이한 장소를 찾는 게 좋지 않을까, 싶기도 했지만 이곳에서 느껴지는 심리적인 안정감을 도저히 포기할 수가 없었다.

하아――한숨을 내쉬며 얼굴을 잠시 팔에 묻었다. 조금 무리가 있는 계획은 아닐까, 그런 의문이 있긴 했지만 충분히 할 수 있을 거라 믿었는데 역시나 자만이었던 걸까.

아무도 자신을 구하러 오진 않을 텐데. 전투기 조종사 즈음 되면 구조대라도 보낼지 모를 일이지만, 약간의 특기가 있다고는 해도 평범한 육군하사인 자신을 구하기 위해 적진 한가운데로 병력을 보내는 위험한 일을 할 리가 없다.

결국 스스로 도망갈 수밖에 없는데, 가능할까. 솔직히, 알 수 없다.

!”

잠들 뻔 했다. 엎드린 채 생각에 잠겨있다 보니 어느새 반쯤 의식이 흐려지고 있던 찰나, 경우 정신을 차렸다.

밤새 몸을 움직인 탓에 자신도 모르게 온몸에 피로가 쌓여있었다. 평소라면 관측수랑 둘이서 번갈아가며 가볍게 수면을 취하는 식으로 며칠이라도 버틸 수 있지만, 혼자서는 도저히 그렇게 할 자신이 없었다.

물론 저격수 훈련을 받을 때, 오랫동안 움직이지 않은 상태에서도 의식을 유지하는 훈련을 했기에 남들보다는 훨씬 잘 버틸 수는 있었다. 하지만 체력적으로 한계를 맞이한 상황에서도 깨어있을 수 있을지는――

부스럭.

갑자기 들린 소리에 흠칫 고개를 들었더니 눈앞의 빛깔이 바뀌어 있었다. 어느새 해가 중천에 떴는지, 어스름하던 숲이 환해졌다.

젠장, 내가 무슨 짓을――!’

자신이 깜박 잠들어서는 몇 시간은 내리 잤다는 사실에 세현을 속으로 연신 욕지거리를 날리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분명 무슨 소리가 났는데, 막상 소리가 난 쪽에서는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 좀 더 환해졌을 뿐, 아까 전까지 보던 풍경과 크게 변화는 없었다.

목과 팔이 가려운 게 벌레라도 물린 걸까. 살펴보려고 슬쩍 팔을 드는 순간, 수풀 속에서 뭔가 확, 하고 튀어나왔다.

!”

손을 뻗어 옆에 두었던 총을 들어 바로 그쪽으로 겨누었다. 하지만 방아쇠를 당기기 전에, 그 무언가의 정체를 보고는 허탈하게 어깨를 늘어뜨렸다.

멧돼지 한 마리가 코를 땅바닥에 대고 냄새를 맡으며 지나가고 있었던 것. 순간 맥이 풀려 몸을 축 늘어뜨렸다. 정말 깜짝 놀랐다.

그 멧돼지는 근처에 있는 나무 밑을 코와 입으로 막 후벼 파더니 뭔가 먹을 게 있었는지 우물거리다가 다시 움직이더니 이내 숲속으로 자취를 감추었다.

그림자를 보아하니 정오는 넘었을 것 같긴 한데 자신에겐 손목시계가 없는 탓에 정확한 시간을 파악할 수는 없었다. 딱히 시간을 알 필요도 없이 그저 어두워지는 것만 기다리면 되는 상황이긴 했지만.

문득 목이 말라, 나무뿌리 밑으로 흐르는 물에 휴대용 정수기를 대고 쭉 빨아 당겼다. 고인 물이 아니라 한 방향으로 계속 흐르는 물이니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음용 가능할 터. 필터를 통과한 맑은 물이 입과 목으로 흘러들어왔다.

후우, 좀 살겠다.”

조금이나마 수면도 취하고 물도 마시고 나니 몸에 기운이 어느 정도 돌아오는 게 느껴졌다. 허기가 지다는 느낌이 있긴 하지만 이건 당장 해결하긴 힘들다. 정글이니만큼 돌아다니다보면 먹을 걸 발견할 수도 있긴 하겠지만, 현재로선 그건 자살 행위나 다름없으니까.

적어도 날이 어두워지기 전까지는 최대한 여기서 버티고, 그 뒤에는 천천히 북쪽으로 움직이는 게 현재 세현의 계획이었다. 물론 그건 최대한 희망적인 전개이고 실제로는 당장 여기서 밤까지 버틸 수나 있을까, 그것조차 의문이었다.

그리고 그 의문은 금세 현실이 되어 돌아왔다.

――――

멀리서 뭔가 목소리 같은 게 들렸다. 영어는 영어인데 아직 뭐라고 그러는지 정확하게는 알아들을 수는 없었다.

밖에서 자신의 몸이 최대한 안 보이도록 나무 깊숙이 들어가서 총구만 밖을 향해 살짝 내밀었다. 사격을 위한 시야가 제대로 확보되지 않는 문제점은 있었지만, 어차피 들키기 전까지는 발사할 생각도 없으니 상관없었다.

부스럭거리는 소리와 함께 말소리도 점차 가까워졌다.

――――할까?”

하긴 여기 있을 것 같지도 않고.”

목소리는 일단 두 명. 하지만 인기척으로 봐서는 좀 더 인원은 많을 터. 적어도 4, 5. 아니, 아예 1개 분대 단위로 움직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었다. 그렇다면 10명이 넘을지도 모른다.

, 여기 이상한 자국이…….”

또 다른 목소리. 혹시 세현이 자신도 모르게 남긴 흔적을 발견하기라도 한 걸까. 세현의 어개가 긴장으로 잔뜩 움츠러들었다.

하지만 다행히도 그런 건 아니었다.

그건 멧돼지가 땅 판 흔적이야. 무슨 뿌리라도 캐먹었나 보네. 그런 흔적은 무시해.”

, 알겠습니다.”

발걸음 소리가 점차 가까워졌다. 나무 앞에 약간의 오르막이 있고 그 위까지는 온 것 같은데, 제발 거기서 내려오지만 않았으면.

점심도 못 먹고 이게 뭐하는 짓이야, 진짜. , 그냥 돌아가자.”

그럴까?”

살며시, 아주 조금만 얼굴을 내밀로 밖을 살펴보았다. 오르막 위에 있는 인영(人影). 몇 명인지 정확하게는 모르겠지만 딱히 시선을 이쪽으로 두고 있지 않다는 건 알 수 있었다.

이내 다들 뒤로 도는가 싶더니 한 명씩 다시 멀어지는 게 보였다. 다행히도 거기서 더 안 오고 돌아갈 것 같아, 세현을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 때, 갑자기 흙이 후드득 밑으로 흘러내렸다.

, ――

그림자 중 하나가 휘청, 하더니 흘러내리는 흙과 함께 주르륵 미끄러져 내렸다. 그리 경사가 심하지도 않은데 어째선지 발을 딛는 족족 무너지며 결국 끝까지 내려오게 되었다.

―― 괜찮냐――?”

, 괜찮습니다―― , 이거 죽겠…….”

상대가 겨우 멈춰선 뒤에 허리를 문지르며 일어서려는 순간, 시선이 마주쳤다.

, ……!”

젠장!”

세현이 방아쇠를 당기고, 총알이 정확하게 상대의 얼굴에 틀어박혔다. 피와 뇌수가 튀고, 그 몸이 천천히 바닥으로 무너질 때. 세현은 상체만 나무 밖으로 내민 채 위를 향해 조준 사격을 가했다. 기관단총이라 위력은 약하겠지만 선공의 유리함을 바탕으로 상대를 제압하려는 의도였다.

두어 명이 쓰러지고 남은 건 단 두 명. 상대는 대응 사격도 못하고 몸을 숨기기에 급급했다.

이 녀석들, 실전이라고는 경험도 못해본 놈들이야!’

잠깐의 틈에 얼른 달려 나가 처음에 사살한 병사의 몸을 뒤져 탄과 총기를 입수했다. 탄창은 꽉 찬 걸로 3. 총도 소총이라 좀 더 위력 있는 반격이 가능하게 되었다. 영점은 안 잡혀있겠지만, 적당히 오조준하면서 쏠 수밖에. 그리고 마지막으로, 피범벅이긴 하지만 그 외에는 멀쩡한 방탄 헬멧을 대강 자신의 머리에 얹었다.

몸을 숨긴 두 명의 반격은 아직까지도 없었다. 그렇다면 이쪽에서 먼저 가는 게 나을까, 그런 생각에 바로 오르막을 올랐다. 이대로 상대를 제압한 다음 가능하다면 탄을 더 입수하고 수류탄 같은 무기들도 얻어서 화력을 강화하는 게 목적이었다.

하지만 그건 미처 오르막을 전부 오르기도 전에 무마되었다.

갑작스레 어깨에 느껴지는 충격과 함께 몸이 붕 떠올랐다가 그대로 경사를 굴러 떨어졌다.

크어…….”

그러면서 하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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