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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문조사 - 설문조사 - <포춘 하모니> 인기 투표!
  • 3급 매니저, 치유담당 초파랑
  • 2급 매니저, 여동생담당 우연하
  • 1급 매니저, 츤데레담당 델피나
  • 불행아인가 행운아인가, 하필연
  • 모두의 대승운 파티, 대승운?!

 


코르부스 레지나 히스토리아
글쓴이: 가브리엘
작성일: 12-04-30 23:55 조회: 3,473 추천: 0 비추천: 0

?Prologue....?

철그렁. 붉게 잠식된 예장용 검이 거북한 쇳소리를 내며 바닥을 굴렀다.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주저앉은 소녀는 고장나버린 오르골처럼 의문을 반복했다. 가판대의 상품처럼 무의미하게 늘어놓은 이 상황에 대해.

소녀는, 의문을 반복했다.

“아르, 륵, 데….”

송곳으로 찔러놓은 고무공에서나 들릴 법한 바람 새는 소리가 뒤섞인 쇳소리.

그 목소리는 사랑하는 딸아이의 이름을 부르짖고 있었지만, 처참하게 망가진 목소리는 그 이름을 끝까지 말 할 수 없었다.

피거품으로 부글부글 넘쳐나는 입을 뻐끔거리며 기괴할 정도의 열망을 닮은 웅얼거림이 간신히 뒤를 이었다.

“주, 죽음.을.피, 학…….”

결국 그는 피투성이의, 불쌍하도록 부들부들 경련하는 손을 뻗으며 숨이 다했다.

쉭-.

면도칼로 종이를 베는 듯 한 날카로운 소리와 함께 기형적으로 휜 갈고리모양의 단검이 그의 목에서 빠져나왔다.

지지대를 잃은 물체는 본디 무너지기 마련.

덜컥, 한 명의 인간이었던 물체는 이미 고여 있던 피웅덩이 속으로 주저 없이 가라앉았다.

그 반동에 의해 피가 사방으로 튀었고, 개중에는 밀랍같이 창백해진 소녀의 얼굴에까지 닿은 것들도 있었다.

“하악…학….”

뺨에 닿은 뜨뜻한 혈액의 느낌이 각성제로 작용했는지, 넋을 잃었던 소녀의 눈에 생기가 돌아왔다. 숨 쉬는 것조차 잊고 있었던 듯, 거칠어진 숨이 연거푸 터져 나왔다. 동시에 터진 봇물처럼 눈물이 쉼 없이 흘러내린다.

“왜….”

소녀는 떨리는 몸을 주체하지 못하면서도 의문을 표했다.

“왜 날 죽이지 않아?”

그 말이 창가로 사라지려던 암살자의 발걸음을 붙들었다.

“타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에게 있어 단순한 변덕이었을지 모르지만, 이것은 실책이다. 어린 계집아이의 말 따위는 무시하고 사라졌어야 옳다.

어째서일까. 어째서 멈춰버렸을까.

찰박.

“……!”

암살자의 반응은 빨랐다. 등 뒤에서 정확히 목을 노리고 찔러 들어오는 검을 스치듯 피해내며, 검을 휘두른 가녀린 손목을 붙잡았다.

“그만둬…. 소용없는 짓이다.”

캉!, 암살자는 힘을 줘 검을 떨어뜨리고, 눈을 찔러오는 반대쪽 손도 붙들었다.

소녀는 분한 듯 아랫입술을 깨물었지만, 분명 그 얇은 팔에서 느껴지는 것은 분명 두려움이 만들어낸 떨림이었다.

“스쳤었나.”

그때 얼굴을 가리던 복면이 스륵 갈라지면서 흘러내렸다.

그곳에 자리한 것은 아직 앳된 티가 가시지 않은 얼굴. 고작해야 지학(志學) 정도 밖에 되지 않았을 듯 한 어린 소년.

은밀함을 요구하는 암살자로써 얼굴을 들어내 보인 것은 크다. 보통이라면, 죽여서 흔적을 지우는 게 당연할 것이다.

하지만 소녀는 느꼈다.

자신을 내려다보는 신비한 은백색 눈동자가-, 그가 자신을 죽이지 않을 거라고. 그것이 눈앞에서 부모를 잃은 그녀에 대한 동정인지, 죄책감인지는 모르겠지만.

“내 이름은 아르데레. 아르데레 산타나스.” 소녀는 외쳤다. “네 이름을 대라!”

암살자 소년은 움츠리듯 미간에 주름을 잡았다.

“나는 이름이란 것을 받은 적이 없기에 내게는 이름이 없다. 하지만….” 그는 소녀를 방 안으로 밀쳐내고 창틀위로 올라섰다.

“굳이 댄다면, 누군가는 나를 데스 나이트(Death Knight)라 불렀다."

암살자는 그대로 코드자락을 기사의 망토처럼 펄럭이며, 기묘할 정도로 푸른 달빛 속으로 사라졌다.

홀로 남겨진 소녀는 그가 사라진 창가를 노려보다 눈앞의 현실로 눈을 돌렸다.

아직도 따뜻한 피웅덩이 속, 부모였던 두 구의 사체 앞에서. 소녀는 본연의 나이에 걸맞은 울음을 터뜨렸다.

직후, 아르데레의 울음을 들은 사용인들이 산타나스 공작 부부의 침실로 달려옴으로써 이 사건은 세상에 알려지게 된다.

?After 12 years....?

“드디어 찾았어.”

은백색의 눈을 가진 암살자의 앞에서 피로 물든 세이버를 겨눈 소녀의 목소리에는 왠지 모를 그리움이 담겨있었다.

“…그렇군.” 아무런 저항도 없이 암살자는 조용히 눈을 감았다.

검이, 떨어져 내렸다.

파각.

?1H-멸망한 나라의 기사 이야기?

0

나는 적을 보지도 못한 채, 고국을 잃은 패잔병이 되어있었다.

1

봄이 오기 직전, 겨울의 끝물.

통행인이 적은 한적한 아침부터 청년은 중앙왕립은행 정문 앞에서 붉게 달아오른 콧잔등을 문질렀다. 숨을 내쉴 때마다 희뿌연 입김이 차가운 공기에 섞여 허공으로 흩어진다.

“겨울도 곧 끝나려나.”

아직 춥기는 하지만 한겨울에 비하면 한결 나아진 온도다.

청년은 코를 훌쩍이며 슬쩍 은행의 문을 돌아보며 코트자락을 여몄다. “으음, 감기에 걸렸을지도 모르겠어.” 누군가와 약속을 잡았는지, 누군가를 기다리는 기색이 역력하다.

하지만 그렇게 은행문 앞을 가로막고 있으면 다른 사람들에게 민폐다. 통행인이 적은 시간이지만, 은행을 이용하려는 사람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이봐요, 거기서 문을 딱 막고 있으면 어떡합니까?”

마침 은행으로 들어가려던 행인이 청년의 어깨에 부딪히자 인상을 쓰며 청년을 나무랐다.

“킁, 죄송합니다.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좀 있으면 끝납니다.”

“뭐요? 뭘 기다리라는 겁니까?”

청년은 난처한 웃음으로 사과하면서도, 전혀 비킬 생각이 없는 모양이었다. 그 태도가 행인의 성질을 긁었는지 그의 얼굴이 울그락불그락해졌다.

쿵.

작은 충격음.

“뭐야?”

행인은 갑작스러운 충격에 깜짝 놀란 듯 엉거주춤했다. 용케 엉덩방아를 찧지 않았다 싶을 정도로 비틀거리며 겨우 중심을 잡는 행인을 청년이 밀쳐냈다.

“컥!”

덕분에 거하게 엉덩방아를 찧은 행인은 화를 내려다가, 자신의 몸에 올라타듯 덮쳐오는 청년의 모습에 묘한 두근거림을 느꼈다.

‘이, 이것은… 사….’

쾅!!

그 순간, 은행 문에 끼워져있던 글라스가 산산조각나면서 허공으로 비상했다. 만약 청년이 행인을 밀쳐내 감싸지 않았으면 유릿조각을 끼워 만든 인간선인장이 탄생했을 것이다.

쾅!!

곧바로 다시 한 번 충격.

이번엔 철로 된 문짝이 와그작 구겨지며 대로변으로 사정없이 날아갔다. 인적이 없던 시간이라 다행이지, 만약 한낮에 이런 일이 벌어졌다면 대참사가 벌어졌을 것이다.

그 후, 은행에서 짐승의 울음소리 같은 엔진음이 들리더니, 군용 지프가 텅- 튀어나와 도로에 착지했다.

행인은 급격한 상황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입을 쩍 벌렸다. 청년은 행인의 모습이 자신의 행동 탓인 줄 알았는지 벌떡 일어나 꾸벅꾸벅 사과했다.

“미안했어요, 죄송합니다. 상황이 급해서….”

“이 멍청아!”

퍽, 그때 지프에서 내린 복면인이 청년의 뒤통수를 주먹으로 후려쳐, 축 늘어져버린 청년의 목덜미를 붙잡아들곤 지프로 끌고 가 뒷좌석에 던져 넣었다.

“달려!”

지프는 다시 한 번 그릉 거리는 울음을 터뜨리며 도로를 바람처럼 내달려 이내 시야에서 사라졌다.

그 자리에 남은 것은 속도에 못 이겨 지프의 트렁크에서 탈출을 감행한 지폐 몇 장과 행인뿐이었다. 굉음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보려는 구경꾼들이 하나 둘 나오기 시작하자, 행인은 슬그머니 근처에 떨어진 지폐를 주머니에 우겨넣고, 슬그머니 구경꾼들 사이로 파고들었다.

아무래도 사정청취같은 귀찮은 일은 사절인 것이다.

2

“너란 녀석은 긴장감이 없구나. 은행을 털면서 일일이 사과를 해대는 건 어디에서 나오는 개념이냐 도대체.”

빅터 녀석은 투덜투덜 거리며 복면을 벗고, 내 뒤통수를 다시 한 번 후려쳤다. 아프다.

“아으, 그래도 남한테 피해를 줬으면 사과하는 게 당연하잖아.”

울상을 지으며 항의하자 빅터는 못 말리겠다는 듯 절래 절래 고개를 저었다.

“멍청아, 우린 이미 은행을 터는 시점에서 아웃이라고. 훌륭하게 남들에게 민폐란 말야.”

아니, 그건 그렇지만.

그렇다고 해도.

“그건 우리의 숭고한 싸움이야. 잃어버린 고국을 되찾기 위한. 적어도 민간인에게 피해를 주지는 않았어. 우리들, 레지스탕스 프리 블레이드(Free Blade)는…. 반드시 고국의 독립을 이루어내고 말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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