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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두의 대승운 파티, 대승운?!

 


어느 재능있는 동정의 막장마법
글쓴이: 가브리엘
작성일: 12-02-15 23:55 조회: 3,695 추천: 0 비추천: 0

Start

네 녀석도 이런 경험이 한번쯤은 있을 게야. 머릿속에서 떠오른 생각을 표현 할 수가 없다. 머릿속에서는 또렷이 떠올랐지만 생각을 밖으로 꺼낼 방법을 찾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다가 흐지부지 지워져간 경험.

…….

한번 상상을 해보라.

무엇이든 상관없이, 네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무언가를 상상해보는거다. 머릿속에서 그려내는 게야.

그것이 생물, 물질, 법칙, 인물, 이계…. 그 어떤 것이라도 그려낼 수 있지.

떠올리셨나?

짝!

자-, 이제 네가 만들어낸 무언가는 이 순간, 이 세상에 존재하게 된 거다. 그것이 비록 너의 머릿속에만 산재하는 허상의 산물이라 할지라도 말이다.

그게 무슨 놀라운 개소리냐구? 카핫!

하긴, 아무리 머릿속에서 상상해봐야 현실에 존재한다고 우기기는 힘들려나?

하지만….

그걸 존재한다고 박박 우겨서, 강제로라도 믿게하는게 우리의 마법(magic)이란 거다. 카하하핫!

Prologue. -1

내 몸 위에서 허리를 흔드는 검은 그림자.

환락에 빠진 거친 숨소리.

묘하게 분홍빛으로 물든 배경.

…….

좋아, 나는 이 상황이 꿈이라는 것을 확실히 알았다. 현실에선 이런 상황이 절대로 벌어질리 없으니까.

자각몽(自覺夢, lucid dreaming).

말 그대로 꿈을 꾸고 있다는 사실을 자각하며 꾸는 꿈. 보통 꿈속임을 깨달은 순간 꿈을 통제할 수 있다고 하던데.

반짝.

좋아, 눈에서 광채가 번뜩일 정도로 이 상황을 이해했다! 후후, 내일 아침 팬티가 걱정되긴 하지만 상관없어! 한창 불끈불끈한 나이를 살아가는 우리 또래에겐 이런 꿈, 대환영인 것이다! 어차피 현실에서 이룰 수 없다면, 꿈을 꿔라 소년이여!

게다가 나는 이것이 꿈이라는 것을 자각하고 있다.

결국 지금 이 상황은 나의 통제하에 들어와있다! 일단, 엎드린 몸을 돌려서 상대의 얼굴을 확인해야…. 응? 어째서 나는 엎드려 있는 거지?

상대가 내 몸위에 올라타고 있는데, 내가 엎드려있는건 이상하잖아?

“게다가, 몸을 돌릴 수가 없어!? 움직여지질 않아!?”

“등짝… 등짝을 보자. 하악, 하악.”

“잠깐, 이거 뭐야아아아아앗!!!”

뭔가, 무시무시한 대사가 들린 것 같은데! 게다가 굵어! 목소리가 굵다고! 이 녀석 절대 여자가 아니라고. 이제 보니 이 그림자, 여성의 그림자라기엔 너무 크고 울퉁불퉁해!

“울퉁불퉁하다고!!”

절규했다!

“ANG? 가만히 있어! 처음엔 아플지도 모르지만… 곧 기분 좋아질 거라구.”

“뭐라는거야아아앗--!!”

녀석은 발버둥치는 나를 가볍게 힘으로 찍어 누르곤, 버둥거리는 양팔을 한데 모아 능숙하게 한손으로 움켜쥐었다. 아악, 내 어깨!

척 봐도 근육질에 짙은 갈색피부의 팔뚝이 내 양손을 꽉 움켜쥐고 있다. 지렁이 같은 힘줄이 꿈틀꿈틀. 저항할 의지를 잃어버리고 말았다.

응, 꿈이니까. 이런 꿈도 꿀 수 있는 거지. 그래, 이건 그저 꿈일 뿐이야. 실제로 내 몸은 방에서 악몽에 뒤척이며 신음할 뿐이야.

자기합리화는 자신의 자아를 지키는 아주 유용한 수단이다.

얼굴은 볼 수 없지만 옆의 그림자로 녀석이 무엇을 하는지 대충 알아챌 수 있다.

음, 지금 막 바지춤을 끌러 내리고 있군.

“그만둬, 쨔샤!”

“우훗, 그럴 수는 없지. 너처럼 맛있어 보이는 녀석은 처음이라서 말야.”

“그만둬주세요!”

사정했다.

“싫어.”

통하지 않았다!

“좋아, 날 놔주면 나보다 반반한 내 친구를 넘겨주겠다.”

협상을 시도했다.

미안하다, 친구야. 어차피 꿈이니까 이 상황만 벗어나면 돼.

“거절한다.”

결렬!

“네가 말한 그 친구는 다음에 꼭 음미하도록 할게. 난 음식을 가리지 않으니까.”

도망쳐라, 친구야.

“이거 내 꿈인 거 아니었냐고!?”

내 꿈인데 내 마음대로 되는 게 없어! 게이한테 강간당할 위기의 꿈 따윈 필요 없다고! 장난이 아니야, 너무 생생해서 꿈같지가 않다고!

“처음이라 아플 테지만… 힘을 빼고 받아들이면 조금 덜 아플 거야. 응, 날 믿어.”

“그런 팁은 필요 없어! 믿긴 뭘 믿어!”

아니-, 아무리그래도 이름이 밝혀지는 것보다, 먼저 정조를 위협당하는 전개가 제정신이라고 생각되지 않아. 누가 좀 도와줘!

“어라어라~ 갑자기 눈앞으로 고속도로가 나버렸는데? 카핫.”

카스트라토(castrato)를 떠올리게 하는 아름다운 소프라노 보이스.

내 바람이 구현화 된 것처럼, 어느새 그 자리에 있었다.

산업화가 활성화됐던 시대의 영국귀족과 같은 벨벳정장차림으로 검은 광택이 흐르는 지팡이를 꺽어쥐고 있는 인형 같은 소년이.

그리고 그를 지키듯 검은색 정장을 말쑥이 차려입은 미남도.

“어지간히 급했나보네, 영주(領主). 정조의 위기인가? 카핫.”

“황금천칭(Golden Balance)….”

머리위에서 이가는 소리가 들렸다. 우와, 살벌해.

나는 눈치가 있는 편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둔한 편도 아니다. 어디까지나, 뭐든 적당히. 그게 내 모토니까. 이 정도쯤 되면 상황을 파악하는 게 어렵지 않다. 영주라는 건 날 지칭하는 것 같은데. 아무래도 이 흐름상 저 녀석들은 내 편이라고 생각해도 될까나.

소년은 손안에서 지팡이를 빙글빙글 돌리더니 내 쪽으로 쭉 뻗었다.

“가라, 피카츄!”

엥? 갑자기 웬….

“우갸갸갸갸갹!!”

눈앞에서 대량의 스파크가 튀더니, 정전기 같은 찌릿찌릿한 느낌이 온 몸을 파고들더니…. 이내 시야가 검게 물들었다.

마지막으로 본 것은 나를 향해 손을 뻗은 채, 검은 양복이 ‘피카츄라고 하지 마십시오!’라고 단호히 소년에게 따지는 장면이었다. 도대체 뭐냐고….

어느 때와 같은 아침이었다.

불투명한 창을 뚫고 나의 방으로 침략해온 괘씸한 햇살은 내 뺨을 간질였고, 근처의 참새들이 조잘 되는 소리가 들려오는.

“나, 무슨 꿈을 꾼 거야….”

잠깐의 침묵.

꿈이란, 평소 생각하던 것이나, 잠들기 전에 떠올린 생각이 구현화 된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한다.

“난…. 게이가 아니야.”

아무도 들어주는 사람은 없겠지만, 어쩐지 변명해야할 것 같아.

하아, 학교에나 갈까.

악몽 때문인지 평소보다 일찍 일어났으니, 내가 아침을 준비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응. 어차피 아침, 점심, 저녁 다 내가 준비하지만.

엄마가 깨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부엌으로 가던 중 식탁위에 못 보던 종이를 발견했다.

부스럭.

[가우리군에게, 우리 사랑스러운 아들. 엄마는 자아를 찾아 여행을 떠납니다. 찾지 말아주세요. 그럼 안녕. (통장에 돈 있음‘ㅗ’//) -사랑하는 엄마가?]

뒤에 물음표 붙이지마….

나의 이름, 연 가우리.

나이 질풍노도의 18세.

고등학교 2학년.

어처구니없는 악몽을 꾼, 어느 날 아침.

…엄마가 가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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