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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문조사 - 설문조사 - <포춘 하모니> 인기 투표!
  • 3급 매니저, 치유담당 초파랑
  • 2급 매니저, 여동생담당 우연하
  • 1급 매니저, 츤데레담당 델피나
  • 불행아인가 행운아인가, 하필연
  • 모두의 대승운 파티, 대승운?!

 


특별반이야기
글쓴이: 나와티르
작성일: 11-10-15 23:59 조회: 3,859 추천: 0 비추천: 0

EP_ 00. 츤데레다!

“있잖아요, 선배.”

“………??”

“자연스러운 츤데레라는 건 대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 걸까요?”

오늘도 특별반 구석에 위치한 소파에 누워, 낮잠을 청하려는데 뜬금없이 그런 목소리가 들려왔다.

잠깐 고개를 들어 확인해보니……, 아니, 굳이 확인 할 필요는 없으려나? 애당초 이 시간, 이 장소에서 땡땡이를 치고 있을 사람이야 나를 제외하고서 단 한 사람 밖에 없으니까.

그건 그렇고, 츤데레? 대체 뭘까, 그 츤데레라는 단어는?

중얼거린 내 말에, 나래는 마치 희귀생물을 보는 것 마냥,

“선배…. 정말로 츤데레를 모르는 거예요?”

“그러니까 그 츤데레라는 게 뭔데.”

“이런 정보화 시대에 그런 기본적인 것도 모르다니…. 대체 무슨 생각으로 사는 건지, 나래는 심히 걱정되네요.”

누가 이 말귀라고는 못 들어 먹는 녀석 대신에 설명해줬으면 한다. 대체 그 놈의 츤데레라는 게 뭐고, 얼마나 중요한 것이기에 내가 이렇게 비난을 받아야 하는 건지. 덧붙여 매일같이 방구석에 처박혀서 온 종일 게임 삼매경 중인 네게 만은 듣고 싶지 않다.

그런 내 생각을 아는지 모르는 지. 눈앞의 건방진 후배는 있지도 않는 가슴을 피며 의기양양한 얼굴로, 마치 선심이라도 쓰는 양 말했다.

“어휴. 어쩔 수 없죠. 그러면 지금부터라도 상식이라고는 퍼거스의 수리확률만큼도 없는 선배를 위해, 이 친절하고 상냥한 나래가 설명해드릴 테니 잘 새겨들으세요,”

이제는 될 대로 되라는 심산 반, 나래 녀석이 이렇게까지 의욕적인 경우는 매우 드물기도 하기에 잠깐 어울려 줄 겸 고개를 끄덕이기로 했다.

그러자 흡족한 미소를 지으며 설명을 재개한 나래.

“츤데레라는 것은 일본에서 건너온 단어로, 그 단어가 처음 탄생하게 된 것은 애니메이션이나 미연시에서 등장하는 미소녀 캐릭터의 성격을 표현한 거예요.”

“잠깐 질문.”

“뭔데요?”

“애니메이션은 알겠는데, 미연시? 미연시는 또 뭔데?”

“……하긴 이쪽 방면으로는 문외한인 선배니까 전문 단어는 모를 수도 있겠네요. 미연시란 건 말이죠. 미소녀 연예 시뮬레이션 게임의 줄임말인데. 알아듣기 풀이하자면 에로게임이라고 할까요?”

“아하. 그 읏샤읏샤 하는 게임. …아니, 근대 이제 고등학교 1학년. 그것도 여자애가 어떻게 그것을 아는 건데?!”

“…………….”

뭐, 뭐지? 왠지 한심하다는 느낌을 초월해 경멸이 섞인 눈빛으로 나를 보는 것 같은 기분은?

“선배…….”

“뭐, 뭔데.”

“대체 그 구닥다리 사고방식은 언제 적 거예요?”

구닥다리라니, 너랑 한 살 차이 밖에 안 난다만….

“요즘에 에로게임을 모르는 고등학생. 오히려 그쪽이 이상한 거라고요. 어쩌면 우리아빠도 안 할 지적을 다 하고…."

내가 잘 못한 거야? 오히려 아저씨가 이상하다고 생각되는 내 상식이 이상한 거야?!

“어쨌거나. 지금 부터가 중요한 거니 잘 들으세요.”

이것저것 따지고 싶은 말이야 많지만. 지금 정황상 암만 말해봐야 들을 것 같지도 않기에 일단은 조용히 있기로 했다.

“츤데레의 뜻을 설명하자면, ‘츤’이란 것은 새침하다는 뜻. ‘데레’라는 것은 부끄럽다는 단어로, 그 두 가지 성향을 동시에 지닌 캐릭터를 이른 바 츤데레라고 하는 거예요.”

“그, 그런 거냐……. 그런데 새침하면서도 부끄럽다? 전혀 안 어울리는 것 같은데.”

“그런 게 타오르는 법이라고요. 갭의 효과죠. 일명 모에 라고 할까요?”

“뭔 말인지 전혀 못 알아듣겠다만.”

“그러니까 모에라고요.”

“그니까 모에가 뭔데!”

“모에는 모에인 거죠! 모에라구요!!”

여기 누가 통역가 좀 불러줘!! 가능하다면 이 녀석 머리에 올바른 대화법도 좀 쑤셔 넣어줘~!!

“어쨌든 츤데레가 전 세계에서 사랑 받고 있는 것은 증명된 사실이라고요.”

“그러냐? 난 모르겠는데 말이지. …그건 그렇고, 그래서. 넌 그 츤데레라는 것이 되고 싶은 거야?”

“아니요.”

그럼 이 앞에서 내가 당했던 수모는 대체 뭐란 말인가.

“하지만 의외로 이 츤데레라는 게 생활에 유용할 것 같아서요.”

“유용하다니?”

“흠. 일단 예를 들어 볼까요? 뭐, 앞으로도 생길 리는 없겠지만 만일 선배가 여자 친구와 어디서 만날 약속을 했다고 쳐봐요.”

“이봐, 없다는 가정 하! 아니, 그걸 초월해서 앞으로도냐?! 실례잖아! 물론 없기는 하지만.”

“아무튼 생각해보세요.”

찝찝하기는 하지만 우리 특별반 여성 진들이 모조리 그러하듯, 나래 역시 남의 말은 귓등으로도 듣지 않는 녀석인지라 씁쓸한 마음으로 넘어가기로 했다.

그런 고로 이미지 출력 중.

장소 설정은 공원. 그곳에서 여자친구와 12시에 만나기로 했다.

“그런데 그 가상의 여자친구가 1시에 왔다면요?”

음…… 한 시간 이라고?

“30분도 아니고, 1시간이라니…, 그건 좀 화나겠는데. 게다가 지금은 여름이기도 하고. …근대 그 가상이란 말은 빼주면 안되려나. 상상에서 정도는 내가 주인공이 될 수도 있잖아.”

“현실은 일찍 깨달을수록 좋은 거랍니다.”

방구석 폐인인 네가 말하지 마라.

“계속 진행해서. 가상의 여자 친구가 약속장소에 도착한다면 선배는 어쩌겠어요? 십중팔구 버럭 화를 내겠죠?”

“그야, 당연하지.”

“그런데 가상의 여자친구가 되려 화를 낸다면요? 가령. 누가 기다려 달라고 했어?!”

적반하장이 따로 없잖아! 와전 재수 없는 여자 친구잖아!

“그렇게 됐을 경우 예정이었던 데이트는 당연히 그 자리에서 끝이겠죠?”

“당연하지.”

“하지만!”

갑자기 어조에 힘을 주는 나래.

“만일 그 여자 친구가 얼굴을 붉히며 이런 말을 한다면 어떨까요?”

그 말과 동시에 나래는 살짝 고개를 돌림과 동시에 얼굴에 홍조를 띄며 말했다.

“그, 근데……, 많이 기다렸어?”

“…………푸학!!!”

입에서 피가 품어져 나왔다.

뭐, 뭐냐 이 가공할만한 파괴력은!! 어, 엄청나잖아. 머리끝까지 났던 화가 순식간에 증발했어!! 숫자로 치자면 마이너스 100에 한없이 가깝던 수치가 한 순간에 플러스 200이 된 것만 같아!!

“그것이 바로 츤데레라는 거랍니다, 선배.”

“무, 무섭다 츤데레! 어째서 그렇게 인기가 있다는 것인지 알 수 있겠어!”

“물론, 이뿐만이 아니라 응용할 수 있는 방법은 아주 많아요. 숙제를 잊고 와서 곤란하던 친구에게, 따, 딱히 네가 난처해보여서 보여주는 게 아니거든?! 하고 호감도를 올리거나.”

“푸학!!”

“일단 과감하고 건방지게. 너. 음료수를 내게 줄 수 있는 기회를 줄게. 하고는 취, 취소….”

“사, 사줄 수밖에 없잖아!!”

“어때요? 잘만 사용하면 엄청 유용하죠?”

“과, 과연. 대단하구나.”

지금까지 나래의 말이 단번에 납득이 갔다.

………가만?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

“그런데 이렇게까지 잘 알고 있으면, 고민할 필요가 없지 않아?”

“그렇지만도 않아요. 츤데레라는 건. 이론만으로는 연기할 수 없는 거거든요. 행동 하나하나에 혼이 깃들어야지. 안 그러면 단순히 도도하거나 까칠한 이미지로 전락하고 마니까요.”

“듣고 보니 그런 것 같기도 하네.”

“그런데 그것을 채팅으로만 해내야 하다니…. 너무 가혹해요.”

“어? …채팅?”

“네. 게임에서 채팅으로요.”

“지금까지 그 난리는 모두 게임 때문이었냐?! 이 은톨이 녀석!”

“당사자 앞에서 은톨이라니, 참 실례네요. 아무튼 전, 이 츤데레를 연구해서 게임 속에서 사용할 거예요. 아이템을 얻거나, 파티를 구하거나 하는 식으로.”

“게다가 사심도 강해! 속는 녀석 생각 좀 해보라고!”

“뭐 어때요. 남자가 여캐하고, 여자가 남캐하는 등 속고 속이며 사는 세계인걸요. 어쨌든 그 츤데레를 연구하기 위해, 견본이라고 할까. 모델이 근처에 있으면 좋을 텐데….”

“만화도 아니고 현실에서 그런 녀석이 주위에 있을 리는 없겠지.”

“둘이서 무슨 이야기를 그렇게 하고 있어?”

그런 생각을 하던 때. 유나가 반에 들어왔다.

허리 맡까지 내려오는 찰랑찰랑 거리는 금발, 에메랄드빛의 눈동자에 스타일 발군. 평소와 같이 화려함 넘치는 모습이었는데. 이 날만큼은 그 모습보다, 눈에 띄는 것이 있었으니,

“손에 든, 그건 뭐야?”

말 그대로 유나의 손에 들린 검은 봉투였다.

내 지적에 유나역시 자연스레 검은 봉투에 시선을 가져다 대고는.

“이거? 아이스크림인데?”

그리고는 인상을 쓴다.

“에어컨도 안 달려있는 곳에서 그나마 차가운 거라도 먹어줘야지. 안 그럼 미라가 되어 버릴 거라고.”

하긴. 그건 그렇지.

유나의 말대로 에어컨만 안 달려 있는 것뿐이라면 몰라도, 이곳 특별반이 위치한 곳은 학교 옥상 위. 그것도 컨테이너라 그 온도는 상상을 초월하고 있는 중이니까. 그러니 아이스크림이란 말에 자연스럽게 시선이 고정되는 것도 어쩔 수 없으려나.

“뭐, 뭐야. 그 기대감에 서린 눈들은?! 저, 절대 안 줄 거니까. 꿈 깨! ………하, 하지만 한입만이라면….”

“…………….”

“…………….”

서로 약속이라도 한 듯 나와 나래는 서로를 마주보았다.

“서, 설마 이게?”

“네, 선배. 바로 이것이.”

“츤데레다!”

“뭐. 뭐야. 너희들? 갑자기!”

“츤데레다!”

“츤데레다!”

“그게 대체 뭔데?!”

“츤데레다!”

EP_ 01. 일단은 외국인.

“그건 그렇고.”

난 잠깐 시선을 돌려, 벽에 걸린 뻐꾸기시계로 향했다.

시계바늘이 가리키고 있는 시간은 오전 11시 30분.

아직 점심시간도 아닌데 유나가 왜 이곳 특별반에 있는 거지? 아무리 여름방학 보충수업이라고는 하지만, 학교에서 반쯤 포기한 나나, 방구석 니트 나래와는 다르게 유나는 꽤 모범생 축에 속하는데 말이다.

그런 내 의문에 유나는 홍조가 띈 얼굴로 고개를 홱 돌렸다,

“어, 어쩔 수 없잖아. 네가 교실에 없으니까….”

“……….”

저 반응은 뭐지.

그리고 난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 거지?

가만 이런 상황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은데. 분명 나래 녀석이 빌려줬던 만화책에서….

그렇다면 설마. 설마 이것은 고─

“오해하실 것 같아 미리 말해두자면 고백은 아닐 거라고 생각해요. 선배.”

아니, 혹시 또 모르잖아. 가 아니라 네 녀석은 관심법이라도 익힌 거냐?!

“지금껏 연예는커녕 여자애 손 한번 못 잡아 본 선배라면 충분히 그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

차마 반론 못하는 내가 조금은 슬프다.

“그런 대체 뭐 때문인데.”

“역시 생각했군요.”

“시끄럽다. 넘어가.”

내 질문에 유나는 머뭇거리다가 부끄러운지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

“교실에서는 상대해줄 사람이 없어서 심심한 걸….”

……그제야 유나가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이해가 갔다.

도자기 같은 새하얀 피부. 반짝이는 금발. 초롱초롱한 에메랄드빛 눈동자.

외모에서 보다시피 유나는 외국인이다. 다만 고향에서 산 날보다, 한국에서 산 날이 곱절은 많은 관계로. 조금 전에도 들었다시피 한국말은 유창. 식생활도, 김치를 맨손으로 찢어서 먹을 정도로. 어찌 보면, 나보다 한국인다운 외국인인데.

어째서인지 남 앞에서는 절대, 한국말이라든가, 한국음식을 잘 먹지 않는다.

따라서 교우관계는 엉망. 따라서 본래 대로라면, 유나와 내가 엮일 일은 없었겠지만. 어느 식당에서 우연치 않게 유나가 된장찌개를 먹는 모습을 목격한 뒤로는, 내가 유나의 비밀을 발설하는지 감시하겠다니, 뭐니, 하는 이유로 문제아들의 격리소라 불리는 이곳 특별반에 들어오게 된 것이었다.

“그러게 그냥 톡 까놓고 이야기 하면 편하련만,”

“절대 못해!”

유나는 울먹이는 목소리로 한탄하듯이 중얼거렸다.

“네가 안 당해봐서 그래. 금발인 주제에 한국말이 유창해? 김치를 먹어?! 이상해 하고 손가락질을 당하거나, 외국인 주제에 외국어를 못해? 하고 가짜 외국인 취급을 당한다거나…….”

어이, 부들부들 떨고 있는데, 괜찮은 거냐?

“어쩔 수 없잖아!!”

깜짝이야.

“아무리 외국인이라도 여기서 태어나고 여기서 자랐는데. 집에서도 엄마, 아빠는 한국말 만 하고. 외국어 쓸 상황은 없다시피 했다고!”

아, 울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런 사정이 있었던 거냐. 뭐, 예전에도 들은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하지만….

“그래도 말이야. 언제까지고 이렇게 살 수는 없잖아.”

유나가 훌쩍이며 나를 보았다.

“있잖아. 거짓말은 거짓말을 불러온다고. 실은 처음 얽혔을 때 풀어야지. 가만히 내버려두면 계속 얽히고 얽히잖아? 이대로 내 버려두면 계속 얽힐 뿐이지 언제고 풀릴 리는 없는 거라고. 너도 외톨이인건 싫잖아. 반 녀석들과 어울려 놀고 싶지 않아?”

“……….”

“그러니 용기를 내봐. 무슨 일이든 한 걸음 내딛어야 이야기는 시작되는 법이니까. 가만있으면 언제나 제자리걸음이잖아?”

“그, 그런가?”

살짝 망설이는듯하지만 서서히 넘어오기 시작하는 유나. 이 기세를 몰아 좀 더 밀어 붙이기로 했다.

“게다가 지금은 애들도 아니고, 사정을 설명하면, 분명 잘 해결될 수 있을 거야.”

“정말?”

“분명 그럴 거라니까.”

“음… 알았어.”

드디어 유나가 설득에 넘어왔다.

─였다면 좋았을 텐데.

“그건 틀렸어요, 선배.”

훼방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이. 눈치가 없어도 정도껏 없어야지. 비난의 시선을 보내보는 나. 그런 내 시선은 아랑곳하지 않고 나래는 말을 이어갔다.

“틀리다니, 뭐가?”

“유나 선배가 지금 진실을 밝히는 것은 오히려 독이예요.”

“독이라니, 전혀 이해 못하겠는데.”

“생각해보세요. 유나 선배의 실체가 어떻든 간에 세간에 알려진 모습은 어떻죠? 아니, 선배가 유나 선배를 처음 봤을 때의 이미지는 어땠었나요?”

“첫 이미지라….”

나래의 말을 따르는 것은 좀 그렇지만, 자신의 이미지가 궁금한 건지 유나 또한 초롱초롱 기대감이 서린 눈빛으로 쳐다보고 있어, 어쩔 수 없이 당시의 모습을 떠올려보기로 했다..

당시 유나는 들판에 핀 한 송이의 코스모스 같은 이미지였다.

앞서 말했듯 유나는 모종의 이유로 특별반 외의 다른 사람들 앞에서는 한국말을 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남과 어울리지 않고, 언제나 혼자 있다.

보통 사람이 혼자 있다면, 그것은 엄청 쓸쓸한 이미지다. 사교성이 없다거나, 뭔가 불량하다라거나, 소심하다거나. 그런 부정적인 쪽 이미지. 하지만, 그 대상이 엄청난 미인이라면?

여자의 시점은 잘 모르겠다만, 다른 여자애들처럼 쉬는 시간에 몰려 꺄아꺄악 떠들지 않고 우아하게 않아 있는 그 모습은, 남자의 시선에는 어른스러운 매력이며. 고고한 꽃. 어울리고 싶다는 그런 묘한 매력을 자아낸다.

실제로도 일주일에 두 세 번은 고백으로 보이는 편지를 이곳에 들고 오기도 하니까. 내게 있어도 한 때에는 동경의 대상이었지.

“그러나, 실체는 어땠죠?”

“엄청 수다쟁이에, 소유욕 강하고, 제멋대로에다가….”

“한마디로 확 깨죠?”

“확실히 그렇긴 하지.”

“만일 그 사실을 주위 사람들이 알게 된다면 어떨까요? 여자들은 역시 그럴 줄 알았다며, 매도를 할 테고, 남자들은 배신당했다며 멀어지겠죠. 추가로 이미 차인 사람이라면? 더욱이 말할 것도 없고요.”

엄청 일 리 있는 정론이었다.

“이야기 한다고 모두가 알아주는 것. 그런 것 따윈 드라마나 소설 만화에서나 일어나는 일이지. 현실은 그렇게 상냥하지 않아요.”

“과, 과연.”

“……저, 저기.”

골똘히 생각 중인 내게 유나가 조심스레 목소리를 꺼냈다.

“그럼, 나 어떻게 해야 하는 거야?…. 애들에게 솔직히 털어 놓을까?”

“미안. 역시 그건 안 되겠다.”

“어?! 안 되는 거야?”

“지금 털어놓았다가는 친구는커녕 오히려 괴롭힘만 받을 거야.”

“그, 그러면…….”

떨리는 목소리의 유나에게 나래는 확고히 말한다.

“그냥 혼자 있는 게 제일이죠.”

“그래, 역시 그 수밖에 없지. 앞으로 혼자 쭉 있는 것이 제일이야. 친구 따윈 없어도 얼마든지 살 수 있잖아?”

“에에? 나, 친구 없는 거…… 였어?”

어째선지 유나가 버림받은 강아지 같은 눈으로 나를 보고 있었다.

그 눈빛이 어쩌나 애처로운지, 뭐라 위로를 할까 싶기도 했지만……. 아니지. 마음이 약해지면 안 된다. 역시 현실은 일찍 직시하는 게 좋은 거다. 만약 유나가 내 위로를 듣고서 괜히 모두에게 털어 놓았다가는 그 날부터 불행한 나날의 연속이 될 뿐이니까

"고등학생 때는 힘들겠지만. 졸업하고 나서도 얼마든지 만들 수 있을 거야."

어라?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어깨를 들썩이네? 고개까지 숙이고. 그러더니.

“우에에엥! 바밤바 멍청이!!!”

갑자기 그런 소리를 지르며, 흐르는 눈물과 함꼐 교실을 뛰쳐나가는 유나였다.

“……왜 그러지?”

“선배.”

“왜?”

얼떨떨해 있는 내게 나래가 말했다.

“둔한 건 여전하네요.”

대체 뭐가 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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